2015년 5월 20일 수요일 87일차.
평택병원사거리에서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올 수 있을 정도로 참 많이도 왔습니다.
아직도 차를 타고 한 시간이나 걸리지만 감개가 무량합니다.
오전 5시에 시작되는 저의 하루는 오후 5시에 끝이 납니다.
오늘은 조금 더 일찍 끝났지만 집에 오니 벌써 아홉시 였습니다.
친구들에게 장난스레 말합니다.
나는 길바닥으로 출근을 한다고.
그런데 이제는 출근을 할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하루 빨리 저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가도 겨우 이 정도로 힘들다고
벌써 저의 일상 따위를 운운하는 게 아닌가.
죄스러운 마음에 승현이의 얼굴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어제도 열심히 살았고 오늘도 열심히 살았습니다.
내일도 잘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오늘만 잘 하고 싶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떠난 이 길에서 저는 생각 보다 많은 것을 알았고 얻었습니다.
내일도 오늘 처럼.
이아름 : 세월호 희생자 승현군의 누나이자, 이호진씨의 딸이다. 아름양은 지난 2월 23일부터 진도 팽목항에서 광화문까지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