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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노동자들이 노예가 아닌 세상을 위해”
  • 곽찬
  • 등록 2017-03-15 19: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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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의 불의와 폭압적 사회구조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자유 평등권을 위해 헌신함으로써 인류의 정의평화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지원한다. 억압자를 인간화시키고 억압받은 자를 해방시킴으로써 사회정의와 민주화에 기여하고자 했던 고 지학순 주교의 업적과 뜻을 추모한다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제20회 지학순정의평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올 해 수상자는 ‘국제가사노동자연맹’이다. 


▲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제20회 지학순정의평화상이 열렸다. 수상자는 ‘국제가사노동연맹’. (사진출처=‘지학순정의평화기금’)


홍콩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가사노동자연맹’(IDWF)은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주도 글로벌 노동조합연맹이다. 이들은 가사노동도 노동이며, 모든 가사노동자들이 다른 노동자와 동일한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며 가사노동자들의 기본적 인권과 노동권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2006년 처음, 관련 국제회의가 열렸고 2013년 14개 가맹단체 180명의 가사노동자 대표가 모여 국제가사노동자연맹을 출범했다. 이후 지난해 7월까지 회원단체가 58개로 성장했으며, 47개국 50만 명 이상의 가사노동자를 대표하는 규모가 됐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국가정관리사협회’가 소속돼 있다.


세계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6700만 명 이상의 가사노동자가 있고 그들 중 대부분이 여성이다. 그들은 또한 아동, 이주민, 카스트 또는 다른 신분제의 낮은 계급 소속, 소수 인종, 풀뿌리 노동자이기도 하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국제가사노동자연맹’의 머틀 빗보이 위원장은, 전통적으로 가사노동은 주로 여성의 일로 간주돼 왔고, 인정받지 못하고 가치 있게 여겨지지 않았다면서 “가사노동자는 그 가족과 사회에 큰 기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경제적으로 노동자로 여겨지지 않고 계속해서 차별과 학대를 당해 빈곤과 궁핍에 처하기도 한다”고 가사노동자의 현실을 설명했다. 


모든 가사노동자가 자유롭고 노예가 아닌 세상을 만들기 위해 큰 산맥을 옮겨야 한다


머틀 빗보이 위원장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시상식에 참석한 사람들을 비롯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연대의 당부를 잊지 않았다.


▲ 머틀 빗보이 위원장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시상식에 참석한 사람들을 비롯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연대의 당부를 잊지 않았다. ⓒ 곽찬


시상식을 준비한 사단법인 ‘지학순정의평화기금’ 이사장 김병상 몬시뇰은 “지난 반년 간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겪으며 지내왔다”며 “40일간 광야에서 악마의 유혹을 떨쳐내고 우리의 구원을 위해 몸 바치신 예수의 모습과 같은 성스러운 걸음”이라며 촛불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 몬시뇰은 수상단체에게 “지난 수상자들은 열악하고 암담한 환경 속에서도 좌절하거나 물러서지 않고 세상의 평화와 인권을 지키기 위해 온몸을 던졌는데 ‘국제가사노동자연맹’ 또한 그렇다”며 “헌신적인 열정과 피어린 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감사인사와 응원의 말을 전했다. 


▲ 김 몬시뇰은 수상단체에게 “헌신적인 열정과 피어린 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감사인사와 응원의 말을 전했다. ⓒ 곽찬


한편, 고 지학순 주교는 1952년 사제 서품을 받고, 1965년 천주교 원주교구 창설과 함께 교구장으로 임명, 동시에 주교 서품을 받았다. 이후 진광중·고등학교 설립, 신용협동조합 보급 육성, 원주 문화방송 설립 참여 등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1971년 원주시 원동성당에서 ‘사회정의구현과 부정부패규탄’대회를 진행하고 군부정권과 정면으로 맞서기 시작했다. 1974년 “유신헌법은 진리에 반대되고 민주 헌정을 배신적으로 파괴하여 조작된 것이므로 무효”라는 양심선언을 하여 긴급조치 1호, 4호 위반혐의로 중앙정보부에 연행, 수감생활을 했다.


1975년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한 사제들과 학생, 시민들의 노력으로 구속 7개월 만에 출소한 후 환영미사에서 “부도덕을 질책함은 교회의 의무”라며 진리와 정의를 향한 그리스도인의 사명에 대해 강론하기도 했다. 


‘지학순정의평화상’은 지학순 주교의 뜻을 따르며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호하고 우리가 사는 터전을 평화로운 세상으로 만들고자 애쓰는 사람들을 격려하고 연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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