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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신앙교리성 장관 연임관행 깨고 새로 임명
  • 끌로셰
  • 등록 2017-07-03 12:44:04
  • 수정 2017-07-03 16: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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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 NEWS.VA >와 < RORATE CAELI >의 7월 1일자 기사를 요약 번역한 것입니다. NEWS.VA기사보기 / RORATE CAELI기사보기 - 편집자주


▲ 게르하르트 뮐러 추기경


1일, 교황청은 신앙교리성 장관 게르하르트 뮐러 추기경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신임 장관으로 현 신앙교리성 차관인 루이스 라다리아 대주교를 임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임기를 연장하던 관행과 달리 현 차관을 장관으로 신임 임명하는 것이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베네딕토 16세의 임명으로 2012년 7월 2일부터 신앙교리성 장관으로 재직해온 69세의 뮐러 추기경은 가정, 특히 혼인에 관한 가톨릭 내부의 변화를 주문한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 : Amoris Laetitia」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와 관련해 < 내셔널 가톨릭 레지스터 >지는 해당 권고 공식 발표 전, 신앙교리성 측에서 다수의 수정 요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예수회 신문 < 아메리카 매거진 >에서는 다수의 추기경들이 「사랑의 기쁨」에 대해 반대하거나 거리를 두었다는 이유를 들어 뮐러 추기경의 장관직을 박탈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교황 권고와 관련해 지난해 11월, 4명의 보수적 성향 추기경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낸 편지 형식의 의문 제기(dubia)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되었을 당시 뮐러 추기경은 “권고는 매우 명확하며 추기경들은 공개적으로 교황에게 도전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해당 서한의 공개 자체에 대한 유감 표명이었을 뿐, 실제 보수 추기경들이 제기한 의문에 맥을 같이 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초 이탈리아 잡지 < 일 티모네 > 와의 인터뷰에서 뮐러 추기경은 “혼인이란 남편 그리스도와 아내 교회의 결합에 동참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 이것은 성사의 실체이며 하늘과 땅의 그 어떤 권력도, 천사도, 교황도, 공의회도 그것을 바꿀 힘은 없다”고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월 한 인터뷰에서 뮐러 추기경은 재혼한 신자들에게 영성체를 주는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경우에 따라 식별을 통해 영성체를 받을 수 있게 허용하라는 권고 내용과는 정반대로, “우리는 복혼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답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도 하에 설립된 성직자 성범죄 예방 및 피해자 지원을 목표로 하는 미성년자보호평의회(Pontifical Commission For The Protection of Minors, 이하 미보평)의 업무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인 것도 연임에 성공하지 못 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 논란과 관련해 뮐러 추기경은 “(교황청 부서 차원에서) 피해자들의 편지에 답변할 경우 각 교구 주교의 역할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며 실제로 교황이 인가한 미보평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을 시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뮐러 추기경을 대신해 신앙교리성 신임 장관으로 현 신앙교리성 차관인 스페인 예수회 출신 루이스 라다리아 대주교를 임명했다. 이미 그가 차관직을 수행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정책이나 방향의 급진적 변화보다는 현 체제를 유지하되 인물 교체를 원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결국, 현재 교황이 추진하고자 하는 성범죄 척결 및 이에 따른 주교나 신부들 파면 등에 있어 현 상황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 루이스 라다리아 대주교


라다리아 신임 신앙교리성 장관은 국제 신학 위원회(International Theological Commission)의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작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임명을 받아 여성 부제 임명 가능성을 검토하는 위원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신앙교리성 장관을 지낸 6명의 장관 중 뮐러 추기경은 가장 임기가 짧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뮐러 추기경이 정확히 5년을 지낸 반면, 전임 장관인 레바다 추기경은 7년을, 세퍼 추기경은 13년 그리고 라칭거 추기경(베네딕토 16세)은 24년을 재직한 바 있다. 


이번 신앙교리성 신임 장관 임명은,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의 국무원장 임명 및 로버트 사라 추기경의 경신사성 장관 임명에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의 임기 중에 이루어진 가장 중요한 임명 중 하나로 평가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 소식을 전하는 < 로라테 첼리 >는 교황청 공식 발표 이후, 독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뮐러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전반적으로 임기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나는 그 결정이 적용된 첫 번째 대상”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임기를 연장하지 않는데 대해서는 “어째서 교황께서 내가 장관직을 계속해서 수행하기를 원치 않으시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당혹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행보에 대해서는 “추기경으로서 직분을 계속할 것이며 아직 로마에서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뮐러 추기경은 다른 직위에 임명된 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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