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9일) ‘2018 천주교 인천교구 사제 서품식’이 열리는 인천남동체육관 앞에서, 현재 ‘휴양’ 상태인 박문서 국제성모병원 전 의료부원장 신부 비리 의혹과 관련해 인천교구에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요구하는 시위가 있었다.
이날 인천성모·국제성모병원 정상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이하 시민대책위)는 < 뉴스타파 >가 보도한 박문서 신부의 비리의혹이 적힌 손 팻말을 들고 신자들에게 인쇄물을 나눠주며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시민대책위는 “이 사태를 묵인·방조해 온 천주교 인천교구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인천성모·국제성모병원에 여전히 남아있는 박○○신부의 적폐를 청산하고 각종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각종 비리의혹 수면 위로 드러나
지난 12월 4일 < 뉴스타파 > 보도에 따르면, 박문서 전 의료부원장 신부가 본인 개인명의 회사를 설립해 병원 측과 내부거래를 해 오고 있었다. 2013년 7월 ‘(주)엠에스피’를 설립하고, 9월에는 자회사들을 만들어 국제성모병원의 주차, 외래수납, 응급수납, 콜센터, 보안 사업 등을 맡았다.
종합병원에서 할 수 있는 용역 사업 대부분을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후 12월 21일에는 박 신부가 병원 엠티피몰(의료테마파크몰)에 입점한 신약개발 업체 주식을 대량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한 벤처기업 투자기관이 작성한 ‘투자심의 보고서’에는 이 업체가 치료제 개발에 성공해 2019년 상장했을 경우 최소 28억 원에서 68억 원의 가치를 갖게 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연이은 박 신부의 비리의혹 보도에 인천교구는 지난 26일, ‘(학)인천가톨릭학원 사무총장 겸 인천가톨릭의료원 부원장 겸 인천성모병원 행정부원장’ 중책을 맡고 있던 박 신부를 보직에서 해임하고 ‘휴양’ 발령 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시민대책위는 인사발령 다음날인 27일, 인천교구청 앞에서 인천성모·국제성모병원의 불법·비리의혹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으나, 이은주 인천성모병원지부장의 갑작스러운 부고로 기자회견이 취소되기도 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지난 3일 < 뉴스타파 >는 박 신부가 코스닥 상장기업 씨엘인터내셔널의 주가 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새롭게 제기했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전 씨엘인터내셔널 실질운영자 이 모 씨와 대표이사 박 모 씨는 각각 징역 4년 6개월에 벌금 45억 원과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45억 원을 선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씨엘인터내셔널 소액주주 피해자 김 모 씨는 씨엘인터내셔널 주가조작 공범인 박 신부를 수사해야 한다면서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천주교 신부면서 국제성모병원을 담당하고 있는 실주인이 씨엘인터내셔널과 계약을 맺었고… 설마 신부가 이런 걸 속이겠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거죠”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대책위는 사제서품식 전날인 8일 인천교구청 앞에서 시위를 하고 교구청 관계자에게 인천교구장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오늘 오후 7시 인천교구청 앞에서는 인천성모·국제성모병원 정상화를 촉구하는 인천시민 촛불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