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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교황 가르침 안에 남북화해 과제 고민해야
  • 문미정
  • 등록 2018-05-01 15:44:34
  • 수정 2018-05-01 1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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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진리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 -지역 교회 안에서의 수용과 도전-’이란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이 열렸다. ⓒ 문미정


지난 2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 -지역 교회 안에서의 수용과 도전-’이란 주제로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열렸다. 프랑스, 미국, 필리핀, 호주, 멕시코, 한국 교회에서 교황의 가르침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실천하고 있는지 분석하는 자리였다. 


이날 한국천주교회 사례를 발표한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오세일 신부는 한국 사회의 양극화, 이질 문화의 확산, 남북 분단 문제 속에서 적폐청산 과제를 대면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문제가 공존하는 한국 사회에 한국천주교회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이 글의 출발점”이라고 화두를 던졌다.  


오세일 신부는 한국 천주교회에서 가장 빈번하게 지적되는 문제인 ‘성직주의’와 ‘관료제’가 신분과 서열, 격식 등을 지나치게 중시해 온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성속이원론적인 관점은 세상 한복판에서 ‘정의와 평화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세계화, SNS, AI(인공지능) 등이 발전하고 다변화 되는 현대 세계는 새로운 차원의 사유와 실천, 관계(네트워크)와 제도를 요청하고 있다면서 “이는 그간 길들여진 문화(규범, 제도, 생활양식)에 대한 교회의 심각한 성찰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사목적 책무성 차원에서 보자면, 교회 직무 문제를 ‘하느님’과의 관계와 ‘하느님의 백성’ 관계 안에서 성찰하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목자가 교회제도 안에서 본당이나 기타조직 혹은 기관을 운영하며 사목을 수행하는 경우, ‘친교’(communio)와 ‘함께 걷는 정신’(consensus)이 사목현장에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정신이 없을 때 독단적 결정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제도적 책무성’ 문제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신뢰를 떨어뜨리고 심각한 폐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오세일 신부는 `교종 프란치스코와 함께 한국 천주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발표했다. ⓒ 문미정


현대 사회에서 의미심장하게 제기되는 화두는 바로 ‘진전성’과 ‘공동체’. 각자도생을 정당화하는 사회에서, 사목자들은 ‘친교·공동체’의 전문가가 돼야 한다.


사목적 책무성을 실천하는 열린 교회를 만들기 위해서, 오 신부는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태도와 ‘자기비판’을 수용하는 열린 태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듣고 배우는 자세’가 가장 우선적으로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한국 유교문화처럼 교회 문화에서도 성직자들은 명령과 지시에 익숙한 채 평신도들의 입장을 경청하거나 배우려 하지 못할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오 신부는 교회, 각종 기관에서 책임을 맡게 되는 주교, 신부, 수녀, 평신도는 사목적 책무성을 대면하면서 무엇을 폐지하고 시작해야 할지 ‘함께 동반하는 정신’을 통해 배워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본당 사제가 바뀔 때 평신도 단체가 존폐 위기를 겪는 것을 사제 개인의 기호와 취향 등의 문제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 문미정


사목자는 갑 혹은 고용주 입장으로 발령받은 것이 아니라 하느님 백성을 더 잘 섬기기 위해 그들과 협조하며 하느님께로 더 가까이 이끌어가도록 사목하기 위해 파견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오 신부는 한국 사회에서 천주교가 새롭게 자리매김하기 위해, ‘문화 토착화 문제’와 ‘남북 분단과 화해의 과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짚었다. 


남북분단 현실을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고 복음의 빛으로 대면하며 화해와 평화의 길을 추구하는 여정은 매우 중차대하다.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신학과사상학회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는 < 치빌타 카톨리카 > 편집장 안토니오 스파다로(Antonio Spadaro) 신부, 프랑스의 뤽 포레스티에(Luc Forestier) 신부, 미국의 폴 콜만(Paul V. Kollman) 신부, 필리핀의 사비노 벵코(Sabino A. Vengco) 몬시뇰, 호주의 노엘 코널리(Noel Connolly) 신부, 멕시코의 까를로스 멘도싸 알바레쓰(Carlos Mendoza-Alvarez) 신부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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