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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조스님의 단식정진이 오늘로 36일째에 접어드는 가운데, “제 단식은 착한 스님들과 재가자들을 움직이기 위한 것”이라는 설조스님의 말처럼 조계종단 개혁에 동참하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조계종 적폐는 더 이상 불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17일 사회원로들이 단식정진장을 방문해 동참 의지를 밝혔으며, 불교·천주교·개신교 등 23개 단체가 모여 ‘설조스님 살리기 국민행동 연석회의’를 발족하기도 했다. 또한 ‘3·1운동 100주년 종교인개혁연대’가 릴레이 동조단식에 들어갔으며, 21일 촛불집회에는 1,000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했다.
25일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는 “금주가 스님의 생명의 기운이 소생하실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며, 오는 26일 설정 총무원장의 퇴진과 자승 전 총무원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현재 각종 언론에 보도된 조계종 부패 권력승 중 누구도 책임지고 그만둔 자가 없다”면서, “오히려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을 동원해 스님을 모욕하는 데 혈안이 돼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패한 종교권력 뒤에는 과거 부패한 정치권력이 있었다”며, 선거와 위기 때 도움을 받기 위해 종교권력이 막강한 부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원조를 아끼지 않았고 도박·성폭행·폭력·국고보조금 유용 등에도 눈감아줬다고 비판했다.
부패 권력승들에 대한 엄중한 수사와 국민들의 철저한 개혁 의지만이 설조스님을 살려낼 수 있다.
이들은 “곳곳에서 설조스님을 살려서 한국불교를 살리고, 한국불교를 살려서 한국 종교계를 맑게 살리고, 그리하여 대한민국을 투명한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가 불타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곳곳에서 분출되는 열기를 한데 모아 설조스님에게 단식 중단을 권유할 수 있는, 꺼지지 않는 조계종 개혁 의지를 보여드려야 한다. 노스님께서 살아서 조계종 개혁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보내드려야 한다.
26일 오후 7시 청운동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모든 불자들과 종교개혁을 염원하는 시민들이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한편, 조계종단 개혁에 동참하는 이들의 성명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조계종을 걱정하는 비구니스님들은 24일부터 설정 원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두 차례 발표했다. 비구니스님들은 “불법문중이 세간의 조롱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공인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단의 어른스님들이 이 상황을 지혜롭게 해결할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 종단에 기대할 수도, 기다릴 수도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지금 이 시점에 한 생명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는 총무원장스님의 결단, 이것만이 불교와 종단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함세웅 신부와 허원배 목사, 명진스님 등 천주교·개신교·불교 종교인들이 모인 ‘자성과실천종교연대 준비모임’은 스님의 단식 중단과 조계종단의 자성 그리고 사회각계의 종교개혁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고자 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종교가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할 때 이미 종교는 종교가 아니라 사업이고 기업이며, 마침내 민초의 주머니를 터는 도적떼가 되고 만다”면서, “나라 안 모든 적폐를 청산하고 완전히 새로운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면 종교 영역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설조스님께 “단식을 풀어 건강을 회복하시고 앞장서 한국종교개혁을 이끌어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촛불시민혁명 계승해 한국종교 개혁 ▲조계종 지도부 사퇴 ▲종교인의 법률위반 엄중 처벌 ▲정부와 검찰은 종교계 국고지원금 즉각 수사·감사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