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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전직 수녀들, 사제에게 성폭행 당했다 고발
  • 끌로셰
  • 등록 2018-07-31 16:38:30
  • 수정 2018-07-31 18: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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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배우들이 공개적으로 영화감독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행을 폭로하면서 시작된 미투(#metoo) 운동이 사회 전반에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여성에 대한 기성 사회의 그릇된 시각을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칠레의 수녀들이 성직자에 의해 성폭행 당한 사실을 밝혀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가톨릭 성직자에 의한 아동 성범죄의 심각성에서 출발했던 문제가 성범죄 전반의 문제로 커지면서 피해 대상 또한 다양하게 드러나고 있다. 미성년자 혹은 평신도뿐 아니라 수도자, 특히 여성 수도자인 수녀가 피해자로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번 폭로를 주목할 만하다.


한 밤중, 수녀들 방으로 들어오곤 했던 신부 

스무명 넘는 수녀가 성폭행 당했다는 이유로 쫓겨나기도


최근 칠레 탈카(Talca) 교구에 속한 착한 사마리아인 수녀회 수녀였던 여성들은 방송에 출연하여 자신들이 성직자에게 당한 성범죄에 대해 폭로했다. 특히 칠레는 이미 지난 5월 칠레에 만연한 성직자 성범죄로 인해 칠레 주교들이 집단 사임 서한을 제출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추가 폭로의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집단 사임 서한 제출 이후 카라디마 사건의 은폐 의혹을 받는 후안 바로스(Juan Barros) 주교의 사임이 수리된 바 있다. 더구나 착한 사마리아인 수녀회가 속해있는 탈카 교구장 역시 공석 상태다. 카라디마 신부와 매우 가까이 지내며 역시 은폐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호라시오 발렌주엘라(Horacio Valenzuela) 주교의 사임이 수리되었기 때문이다.


칠레 국영 채널(Televisión Nacional de Chile)에 출연한 다섯 명의 전직 수녀들은 수녀회 내에 성범죄와 권력 남용이 있었다고 밝히고 이들이 이러한 사실을 장상에게 알렸을 때 자신들이 오히려 지탄을 받았다고 고발했다. 


▲ 욜란다 톤드로(Yolanda Tondreaux) (사진출처=24horas.cl 영상 갈무리)


교구장 주교, 장상 수녀에게 알렸으나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


이 인터뷰에 응한 전직 수녀 욜란다 톤드로(Yolanda Tondreaux)는 “내가 침묵한 것이 양심에 걸린다. 우리는 한 해에 23명 이상의 수녀가 수녀회에서 쫓겨난 적이 있는데 그 이유가 이들이 성폭행을 당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이름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3명 이상의 신부가 수녀들을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이미 올해 카라디마 사건의 재조사를 위해 칠레를 방문했던 찰스 시클루나(Charles Scicluna) 대주교에게 이러한 사실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뷰에 응한 또 다른 수녀 콘수엘로 고메즈(Consuelo Gómez)는 “한밤중에 수녀들 방으로 들어오곤 했던 한 신부에게 성폭행 당한 사실”을 밝혔다. 특히 이 수녀들은 모두 직전 교구장이었던 발렌수엘라 주교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메즈 씨의 성직자 성범죄 건과 관련해서는 이미 지난 5월 29일 해당 수도회에서 사실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탈카 교구장 서리 페르난데즈 주교는 “진실 여부를 가리기 위한 조사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이들이 겪은 상황과 고통을 실감할 수 있도록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 Associated Press >는 이러한 성범죄를 ‘신부와 주교에 의한 여성 수도자 성폭행’(sexualabuse of religious sisters by priests and bishops)이라고 규정한 뒤에 이러한 경우가 유럽 전반,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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