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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이 성직자 성범죄 관련 구체적 조치 발표해야”
  • 끌로셰
  • 등록 2018-08-24 12: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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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 콜린스 전 미보위 위원 (사진출처=The Tablet)


지난 20일 성직자 성범죄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심정이 담긴 서한이 공개된 후 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제안이 나오고 있다.


전 미성년자보호위원회(Pontifical Commission for the Protection of Minors, 이하 미보위) 위원 마리 콜린스(Marie Collins)는 미국 가톨릭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서한이 그저 말로만 남지 않도록 구체적인 조치를 가능한 빠르게 발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리 콜린스 전 미보위 위원은 < NCR >과의 인터뷰에서 “(성직자 성범죄) 은폐를 사실로써 이야기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은폐’라는 표현을 사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이를 사실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돌려 말하지 않았다. 이는 아주 강렬하고 명확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이 서한은 교황이 이 문제에 대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2010년 아일랜드 신자들은 베네딕토 16세로부터 똑같은 서한을 받은 적이 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은폐를 저지른 성직자들에게 해명을 요구할 수 있는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도 “이미 미보위가 석명 재판(accountability tribunal)과 같은 수단을 제시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3년 전 이를 승인했다”고 지적하며 “이미 눈앞에 방법이 있는데 석명을 요구할 방법을 또 찾고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콜린스 전 위원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하면서도 “(교황의 서한에)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되면 이 서한은 과거의 다른 모든 서한들과 같이 그저 몇 마디 말을 덧붙인 것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성직자 성범죄 피해자이기도 한 콜린스 전 위원은 “이것이 대부분 (피해) 생존자들의 반응일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스 전 위원은 “이 일이 얼마나 끔찍한지는 계속해서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이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알고자 하는 것은 이에 대해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 그 답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도가 좋든 나쁘든, 핵심은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에 달려있다”면서 “역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도가 아닌 행동에 대해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많은 지역 주교들이 이것이 문제라고 생각지 않으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지역 주교들에게 넘기는 것은 소용이 없다”고 우려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다음 행보이며, 여기서 다음 행보란 어떤 절차를 밟을 것인지를 발표하는 것



콜린스 전 위원은 이같이 설명하며 이번 25일부터 26일 사이에 세계 가정 대회를 위해 아일랜드를 방문하는 중에 이를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임기 중 매우 중대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면서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끔찍한 폭로들과 그러한 역사를 가진 나라인 아일랜드 순방과 더불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Crux >와의 인터뷰에서는 “하느님에 대한 신앙과 믿음 그리고 가톨릭 교회의 기본적인 가르침들을 버리지는 않았다. 다만 기관으로서의 위계질서를 갖춘 교회는 믿지 않는다”고 말하며 조직으로서의 교회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내가 로마에서 미보위와 함께 일할 당시에 봤던 태도는 ‘다 지나갈 것이다’라는 태도였다. 이는 정말 기만적(인 태도)”라고 꼬집었다. 콜린스 전 위원은 이를 ‘근시안적’이라고 지적하며 “이런 태도를 지닌 일부 성직자들이 여전히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개혁을 위해 여전히 투쟁하는 이유는 “(성범죄) 생존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아이가 다치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나는 교회 지도부가 그저 사임한 뒤에 교회에서 멀어지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한 행위가 명백히 드러나고 이들이 그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원한다”고 말하며 사임 권고는 올바른 처벌 방식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한 콜린스 전 위원은 “나는 내가 교회에 남아있음으로써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노력으로 더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교회를 떠나 밖에 있게 되면, 불행히도 교회 사람들의 눈에는 교회를 공격하고 이들을 괄시하는 사람으로 비춰지게 된다. 반면 가톨릭신자로 남는다면 거기에 매달려 변화를 꾀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이 교회를 떠나지 않는 이유를 밝혔다.


한편 미보위 측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개 서한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성명서에서 미보위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감사를 표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한을 통해 일부 교회 구성원이 저지른 성범죄를 겪은 사람들이 견뎌낸 고통과 괴로움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현 미보위 위원이자 네덜란드 출신의 교회법 전공자 미리암 베이런스(Myriam Wijlens) 교수는 교황이 서한을 통해 명백히 언어로서 이러한 현실을 이야기했다는 것에 주목하고 “성직자들만으로는 이러한 급격한 변화를 불러오지 못 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에 따라 공동체 전체가 변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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