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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이 성범죄 은폐했다는 주장, 근거는 있나 - 미국 주교회의, “증거를 통해 검증해야할 일”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8-08-28 17:39:12
  • 수정 2018-08-28 17: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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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미 전 교황대사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 (사진출처=National Catholic Register)


지난 24일 교황의 아일랜드 순방을 앞두고, 주미 전 교황대사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Carlo Maria Viganò) 대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맥캐릭 추기경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그의 혐의를 은폐했다는 내용을 담은 11장짜리 성명서를 발표했다. 해당 서한에서 비가노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임을 요구했다.


그러나 해당 서한이 정작 범죄를 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교황 베네딕토 16세 임기 당시 맥캐릭 추기경이 비공개적으로 처벌을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공개적인 미사 집전에 참석하는 등 일반적인 행보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프란치스코 교황 주변 인물 대부분을 별다른 근거 없이 모두 언급하고, 해당 추기경들에게 ‘친동성애적 관점’, ‘동성애를 권장’과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등 성명서를 작성한 대주교의 정치적 편향성이 문제 되면서 서한 자체의 신뢰도를 의심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성명서를 작성한 비가노 대주교는 성명서에서 자신과 다른 미국 주재 교황대사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맥캐릭 추기경에 대해 교황청 국무원장에게 알리기 위해 보고서와 메모를 보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2008년에 보낸 메모로 인해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맥캐릭 추기경의 성무 수행을 금지 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가톨릭 언론들의 후속 취재와 검증을 종합해보면, 실제로 지난 6월 미국교구들은 맥캐릭 추기경에 대한 고발이 신뢰할만한 것으로 판단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를 처벌하고 추기경직을 사임하기 전까지 아무런 제약 없이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맥캐릭 추기경은 2010년 이후 서품식 참석을 비롯해, 다른 미국 주교들과 함께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바티칸에서 만남을 가졌으며, 심지어 2013년 베네딕토 16세가 퇴임 직전에 가진 만남에도 함께했다. 


비가노 대주교는 성명서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맥캐릭 추기경에게 처벌을 내렸다고 밝혔지만, 정작 언제 처벌을 내렸는지는 밝히지 못 했다. 결국 베네딕토 16세가 맥캐릭 추기경의 혐의를 인지하고, 처벌을 내렸다는 비가노 대주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여론이다. 이에 따라 비가노 대주교가 맥캐릭 추기경의 범죄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이를 교회 당국에 알렸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게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이후 자신이 산타 마르타의 집을 찾았을 때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에게 맥캐릭 추기경에 대해 질문했으며,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맥캐릭 추기경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음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또한 비가노 대주교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검증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6일 아일랜드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해당 성명서를 읽었다고 밝히며, 이에 대한 반응을 묻는 기자들에게 “기자 여러분이 자세히 읽어보고 직접 판단하라”고 말했다. 교황은 “성명서가 스스로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여러분들에게 거기서 결론을 이끌어낼 충분한 취재 역량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여러분들이 결론을 내면 그 때 그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성명서는 미국 가톨릭 언론 중에서도 보수적이라고 평가되는 < National Catholic Register >와 < Life Site >를 통해 공개됐다.


또한 비가노 대주교 본인 스스로도 미국 교황대사직을 수행하며 미니애폴리스 대교구장이 성범죄 은폐 혐의를 받자 이에 대한 조사를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성명서에 대해, 미국 주교회의 의장 다니엘 디나르도(Daniel DiNardo) 추기경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번 맥캐릭 추기경 사태와 펜실베니아 주 보고서 발표에 따라 요구한 사도적 방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비가노 대주교의 성명서에 의해 제기된) 질문들은 증거를 통해 결론을 얻은 답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답 없이는 죄 없는 이들이 거짓 고발로 더럽혀지고 죄인들은 과거의 죄를 반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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