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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혁의 희망, 어디서 찾을 것인가 - 대구교구 사례 중심으로 천주교개혁연대 두 번째 토론회
  • 강재선
  • jseon@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8-12-10 17:00:29
  • 수정 2018-12-17 16: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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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재선


교회개혁을 바라는 평신도들의 모임인 천주교개혁연대가 주최하는 두 번째 토론회가 지난 8일 대구에서 열렸다. 


‘교회 사업장의 개혁 – 대구대교구의 사례를 중심으로’ 열린 이번 토론회는 특히 희망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비리 등의 구체적 사례들을 놓고 그 핵심에 어떤 공통분모가 있는지를 분석하면서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토론회를 시작하면서 김항섭 천주교개혁연대 대표는 가톨릭 개혁을 위해 활동한 이래로 “그 어떤 때보다도 힘든 것 같다”며 “교회 안에서 민주주의, 정의를 이야기 하는 것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김항섭 대표는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교황이 질책했던 성직자중심주의, 바로 그 지점에서 교회개혁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교황은 한국천주교회에 외적 성장과 부자들을 위한 교회를 추구하는 ‘번영의 신학’과 ‘기업논리’에 따른 성직자 중심주의를 경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종교 내부의 적폐를 외면하면서 세상을 향해서만 정의와 개혁을 논한다면 누가 동조할 것인가?


▲ 경동현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실장 ⓒ 강재선


「‘희망 없음’의 시대, 교회개혁의 희망을 찾아서 – 대구대교구의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경동현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실장은 ”지난 1차 토론회와 올해 열린 교회개혁 세미나들을 참석하며 평신도들이 보인 반응이 ‘희망 없음’이라는 맥락에서 하나로 연결된 듯했다”고 요약하며 그 원인을 분석했다.


‘희망 없음’의 시대, 교회개혁의 희망을 찾아서


특히 대구대교구가 2017년 5월 31일 희망원 운영권을 포기하며 발표한 공지사항과 그로부터 1년 뒤인 4월 교구장 명의의 부활절 메시지를 비교하며 ‘철저한 성찰과 반성’, ‘쇄신안 마련’을 약속했던 대구대교구가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않은 채로 “교구가 시련을 겪었고, 이를 딛고 회개와 쇄신을 이룰 것”이라고 선언하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희망원 담당사제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 올 초 본당주임으로 발령된 반면, 교회쇄신을 외친 사람들은 부활절 메시지에서 “무거운 돌”로 교회를 가로막는 “어둠의 세력”으로 규정되어 정직, 대기,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사실을 대비시키며 이들이 “인간으로서 존엄에 상처를 입었던 것은 아닐까”라고 질문했다.


경동현 연구실장은 교회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핵심에는 “애초에 ‘교구가 잘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가 있다”며 이를 외면한 채 운영권을 포기하는 것으로 모든 문제를 회피하거나, ‘기업영성’과 같은 가톨릭 정신을 내세우고 실상은 문어발식 경영으로 “교회 수익사업체의 운영”과 대기업 “갑질”의 차이를 보여주지 못하는 교구 현실을 꼬집었다. 


경동현 연구실장은 이러한 과정에서 쇄신을 바라는 이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를 회복할 수 있는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개혁을 바라는 평신도들이 교회로 돌아 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교회 구조적 관점에서 “(고위 성직자와)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중앙집권적이고 수직적인 교계 구조상 성직자들의 참여가 쉽지 않기 때문에 평신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계제도라는 수직성이 사회복지시설에 내리꽂히고 있다


▲ 신강협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소장 ⓒ 강재선


「사회복지와 인권, 그리고 교회와 교회 안에서의 인권 – 대구대교구가 운영했던 희망원 사태를 살펴보며」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신강협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소장은 사회복지사업 접근 방식의 핵심인 ‘인권’이 사람간의 ‘관계’에서 비롯되며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데 있어 “우리 현실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강협 소장은 정부가 복지시설에 규제와 명령을 부과하는 수직적 관리방식이 교회에도 그대로 전해졌다고 지적하며, 이 과정에서 돌봄을 받는 이용자의 인권이 형식적으로만 지키면 되는 규율로 이해되고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사들은 인권이란 미명 하의 ”훈시적인 내용만을 비인권적인 지시의 형태로 전달받았다“고 비판했다.


결국 이 과정에서 ”복지시설 이용자는 대상화되고 동정의 시선을 감내해야 하는 존재로 격하되었다“고 설명하며 “이기적 이해관계가 아닌 존엄성을 근거로 자기 권리를 파악할 수 있기 위해서는 인격적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강협 소장은 이러한 정부-시설, 교회-시설이라는 구조뿐만 아니라 교회 내에서는 교계 제도라는 또 다른 수직성이 사회복지시설에 “내리꽂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인권을 배제한 “(이용자들의) 관리적 효율성”, “불투명한 회계 처리”가 벌어지는 교회 사회복지시설은 “운영권을 넘겼고, 법적 처벌을 받았다고 근원적 문제가 사라졌다고 볼 수 없다”며 ▲외부전문가 참여를 통한 대안 모색 ▲사제의 관리 경영 참여 최소화 ▲평신도 사도직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대구, 한국교회서 제일 약한 곳이라 먼저 터진 것


▲ 김유철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 강재선


김유철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언론에 비친 대구대교구의 명암 – 문제는 한국천주교회의 발걸음이다.」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대구대교구 문제가 가장 먼저 터진 것은 마치 우리 몸이 아플 때 가장 약한 부분이 곪는 것처럼 대구대교구가 “한국 교회에서 제일 약한 곳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터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철 대표는 대구대교구 사태를 지켜보며 지상파 방송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까지 문제를 다루는 것을 보고 천주교 신자로서 “이런 욕을 듣고 어찌 사나”라고 통탄했다며, 그에 비해 대구대교구가 대중과 신자들을 상대로 어떤 방식의 태도를 보여 왔으며 교계 언론과 독립 언론이 이 추문을 어떻게 다루었는지를 분석했다.


대구대교구가 소유하고 있는 매일신문이나 교계 신문들은 천주교 관련 독립 언론들에 비해 대구대교구 추문 보도가 적었다는 사실을 수치로 제시하며, 이러한 편향된 언론 행태의 한 예로 2016년 10월 매일신문에서 희망원을 옹호하는 ‘생활인 입퇴소나, 외출 자유로워’라는 기사가 실리는 반면, 오마이뉴스에서는 ‘매일신문 기자들, 대구대교구 바람막이 역할, 괴롭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린 점을 대비시켰다.  


김유철 대표는 특히 “우리(천주교)가 비리를 저지르는 집단이 아니라, 우리 때문에 사회가 맑아졌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과거 천주교가 조선에 도입되었을 당시 신분제 차별, 일부일처제, 주일 도입, 성평등과 같은 가치로 사회를 변화시킨 것처럼 긍정적 변화를 불러오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철 대표는 김지영 전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회장이 가톨릭신문 창간 90주년 좌담에서 했던 말을 인용했다. 


“교회 내부 어른들의 생각이나 관행적 규제에 따라 지나치게 움츠리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대구 희망원 사건은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잘 조사하고 정리해서 새롭게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에 소홀한 것 같습니다.”


이어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고백하는 것이 우리 종교의 가장 큰 아름다움이다. 고해성사를 괜히 보나”라고 일갈했다.


김유철 대표는 프란치스코 교황뿐만 아니라 최근 2018년 추계총회 연설에서 교황대사가 거듭 언급한 것과 같이 주교들이 성직자중심주의(성직주의, Clericalism)를 경계하고 평신도들 역시 이러한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직자 중심주의 극복, 평신도와 성직자가 함께 노력해야


▲ 조정희 대구시립희망원 노동조합 사무국장(좌)과 송명희 대구가톨릭대의료원 노동조합 분회장(우) ⓒ 강재선


이날 토론회에서는 조정희 대구시립희망원 노동조합 사무국장과 송명희 대구가톨릭대의료원 노동조합 분회장의 소감도 들을 수 있었다.


조정희 사무국장은 희망원 사태 이후 눈에 띄는 변화에 대한 질문에 “팀장급 이상이 대부분 사직했고, 생활인들의 인권에 대한 부분이 조금이나마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단이 들어왔음에도 현실은 사회복지계 안에서 자기 기득권, 밥그릇 싸움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명희 분회장은 “(파업이) 병원을 감시하고 노동자들과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신자들이 병원에 입사하게 되면 ‘가톨릭회비’라는 것을 걷었는데, 병원 측에 ‘동의서를 받았냐’고 물으니 입을 딱 다물었다”고 말했다. 가톨릭회비란 신자 직원들의 피정, 미사 예물, 성모의 밤 등에 사용되는 돈으로 알려졌는데, 송 분회장은 “파업으로 이렇게 강제적으로 시행되는 것들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신부나 수녀가 병원에 왔을 때 이들을 “떠받드는 문화”가 있다고 지적하며 평신도의 입장에서 이런 문화 역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 사회를 맡은 황경훈 우리신학연구소장은 토론을 마무리 하면서 성직자중심주의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특히 가톨릭교회에서는 “성직자가 예수와 자기를 동일시하고 있다”면서 “평신도와 성직자를 본질적으로 다른 존재로 구분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회심과 함께 구조적인 큰 그림을 보면서 나아가지 못하면 평신도 운동의 전망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동현 연구실장 역시 “(성직자 중심주의는) 평신도에게 내면화된 것은 사제가 묵인하는 측면이 크며 평신도들이 거기에 편승해 떠받드는 문화가 생겨났다”고 설명하고 “이런 문화가 해결되지 않으면 쇄신은 난망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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