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본명들일까?
케롤린, 라우렌시오, 프란치스코, 엘리사벳, 아우구스티노, 아셀라, 바오로, 라이문도, 다미아노, 안드레아, 스타니슬라오, 이냐시오, 요한 셰레자, 베드로, 사비오, 그레고리오, 미카엘, 요한 사도, 아가피오, 라파엘, 안드레아, 세바스티아노, 시몬, 대건 안드레아, 크레첸치아, 마르티노, 아녜스, 레아, 이보, 암브로시오, 루치아노, 임마누엘, 요셉, 진길 아우구스티노, 토마스모어, 피델리스, 다니엘, 루치오, 토마스 아퀴나스, 알렉산데르, 마리아, 힐라리오. 다윗, 아가타, 안셀모, 아브라함, 이냐시오 데 로욜라, 클라라, 오틸리아
라틴어 sanctus 라고 표기하는 ‘성인’이란 호칭은 성덕이 뛰어난 그리스도인들에게 붙여졌고, 교회가 교도권에 의해 성인으로 선포한 분들이다. 특별히 천주교인들은 성인록에 오른 분들의 이름 중 하나를 택하여 자신의 세례명인 본명으로 삼고 성인들의 덕행과 신앙을 증언하기로 약속한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 호명한 거룩한 성인들의 이름들을 자신의 본명으로 삼은 천주교인 국회의원들 안에는 주님이 유언처럼 남긴 ‘평화’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이 숨어 있다. 아닌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부끄러움도 모르고 밝은 대낮을 활보하고 있다. “나는 성인의 이름을 가진 천주교인이지만 평화는 원치 않소! only War!!”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국민 건강에 해로운 사람들
현재의 국회의장 문희상 바오로를 비롯한 20대 국회의원 중 당선 당시 천주교인으로 파악된 의원은 300명 중 25.7%인 77명이었다. 위에 나열한 성인들의 이름은 20대 국회의원들이 밝힌 세례명들이다.(중복 포함) 한국주교회의가 2017년말 밝힌 한국천주교인 5,813,770명과 같은 시기 통계청 발표 한국 인구 51,157,935명을 비교한 신자율 11.4%와 견주어보면 이른바 국회의 복음화율은 일반인들의 두 배 이상이다. 그런데 왜 감동적이거나 자랑스럽지 않고 가슴이 답답해질까? 아니 평온하던 혈압이 오른다.
정치 혹은 정당제도는 각기 다른 이념이나 정책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입법기관으로서 국회 스스로 정하고 국민들의 동의를 받은 헌법에 명기된 정신을 넘어설 수는 없는 것이다. 특별히 자신이 천주교인이라고 밝힌 국회의원들에게 유권자인 천주교인이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읽어주는 대한민국 헌법 정신이 요약된 전문(前文)이다. 잘 새겨들어라.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천주교인이 아니면 묻지도 않을 질문들
천주교인 국회의원들이여, 국민을 폭도로 몰아붙이고 결국 총질을 해댄 80년 군부가 한 일에 대해 무어라 생각하고 말하고 있는가? 저지른 범법행위에 대하여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지도 않은 전직 대통령들의 사면을 말하는 그대들은 무식한 것인가 어디가 아픈 사람들인가? 두 나라로 갈라진 민족의 아픔을 회복하는 길 위에서 온갖 방해를 저지르고 국내가 모자라 외국을 찾아다니며 국론분열에 앞장서는 그대는 누구인가? 시민 촛불혁명을 폄훼하고 다시 적폐가 횡횡하던 시절을 꿈꾸는 몽매함은 어디서 나오는가? 영화에서도 차마 묘사하지 못할 고위층의 환락파티와 범죄행위를 내몰라라 하거나 발뺌에 여념이 없는 그 용감무쌍함의 출처는 어디인가? 모든 일을 당리당략으로만 계산하고 앞뒤 재는 그 잔머리는 그대들의 집안에서도 통하던가? 그나저나 그대들의 재산은 다 어디서 무엇 하며 모은 돈들이고 4년에 한 번씩 시장가서 평소에 먹지도 않는 어묵이나 돼지국밥을 게걸스럽게 먹는 그 이상한 식성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천주교인이 아니면 묻지도 않을 질문들이다. 국민들 10명에 한명 정도 다닌다는 천주교회를 두배 반이나 넘게 다닌다는 국회의원 천주교인들에게 하는 말이다. 한국천주교회 주교회의를 비롯하여 많은 단체들이 제15대 국회이후로 줄기차게 노력하는 ‘사형폐지법안’이 15대 국회이후 20여년이 지나도록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것은 분명 천주교인 국회의원들이 교회의 말은 건성으로 듣고 있던지 사형제를 내심 옹호하고 있던지 둘 중 하나이다.
1997년에 개봉된 영화 중 <나는 네가 지난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란 영화 제목처럼 사람들이 모르는 줄 알아도 그대들이 하는 일과 하는 말을 다 안다. 그 영화는 공포영화 이었음을 기억하라. 사람들이 그대들 등 뒤에서 하는 “저 사람도 천주교 신자야”라는 말이 주홍글씨가 되지 않기 바란다.
“죽을 죄를 지은 사람이라도 사람이 죽는 것은 나의 마음에 언짢다. 주 야훼가 하는 말이다. 살려느냐? 마음을 고쳐라.”(공동번역, 에제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