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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누군가의 하느님이 될 수 있기를 - [가톨릭청년] 나는 그 사건에 관심조차 없었다 : 『소년이 온다』 를 읽고
  • 7지구 청년회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9-10-30 15:00:38
  • 수정 2019-10-30 15: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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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7지구 청년연합회 공모전 수상작품이다. 7지구 청년연합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와 세월호 월례미사에 참여하고 가톨릭 사회교리 모임을 꾸리는 등 천주교회의 사회참여를 모색하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 편집자 주


우리 지구 공동체에서 독후감 공모전을 한다고 했을 때 일상이 바쁘고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책과 멀리했던 나를 돌아보며 『소년이 온다』라는 책을 신청했다. 소년이 온다를 쓴 저자 한강은 몇 년 전 맨 부커 상을 수상한 작가다. 작가가 맨 부커 상을 수상한 작품은 이 책이 아닌 채식주의자인데, 소년이 온다작품을 읽기 전에 그 책이 더 궁금해 먼저 읽어보았다. 채식주의자를 읽으며 느꼈던 건 주인공 영혜가 아무 욕심이 없어 보였다는 것과 육식을 하는 영혜의 주변인들이 무섭게 보였던 것이다. 그 후 소년이 온다를 읽으면서도 인간의 욕심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나와는 다른 의견이나 다른 좋은 모습, 닮고 싶은 부분은 배우려고 노력하는 데 욕심이 많은 나로서는 한강 작가의 무덤덤하고 집착이 없어 보이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이 세상에 내 마음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며, 혼자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내 뜻대로만 하면 나는 물론이거니와 내 주위 사람들도 힘들어진다는 것을 알지만 쉽게 욕심을 버리기가 힘든 것도 맞다. 이 소설을 읽기 전까지는 욕심 부리며 사는 게 멋있게 보였는데 힘이 없고 억울한 사람들이 타인의 욕심 때문에 억압받는 사람들을 보며 지금까지 삶에 내가 욕심이 많고 집착하는 모습을 반성하기도 했고 다 내려놓고 쓸데없는 집착을 버리는 그 모습이 얼마나 멋있는지 무엇이 중요한지 이제야 눈을 뜬 것 같다.


▲ ⓒ 가톨릭프레스 자료 사진


소년이 온다는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의 이야기를 소설로 쓴 책이다. 책은 목차별로 주인공도 시점도 시기도 다르지만 나오는 사람들이 모두 연관이 있고 작가는 그 사건 피해자들의 감정을 무덤덤하게 서술한다. 그러면서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죄 없는 사람들이 처참하게 죽고, 고문으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졌는지 또 그 사건이 얼마나 잔인하고 잔혹했는지를 자세히 그려낸다. 평온했던 광주라는 도시에서 도대체 왜? 누군가의 이기심으로 사람들이 고통 받고 죽었어야만 했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시대 그 도시에서는 악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 같다. 


선은 선을 보면 닮아가고 악도 마찬가지로 솔깃해서 쉽게 따라하는 게 인간인 것 같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것이 맞는 말일까? 그곳에 있던 군인들의 욕심과 악함이 끝이 없었고 성경에 소돔과 고모라를 지켜보던 아브라함의 모습처럼 나 또한 아브라함과 같은 마음이 느껴졌다. 반면 광주 민주화 운동에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함께 했던 시민들은 서로 돕는 마음을 보고 같은 마음이 생겼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어디에 속해 있어야 하는지,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먼저 선의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고 내 스스로 선과 악을 잘 구별할 수 있는 힘도 길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끊임없이 나를 돌아보며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 같다. 


광주 민주화 운동은 내가 태어난 1991년을 생각하면 1980년은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은, 지금으로부터도 40년도 채 되지 않은 사건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그 사건에 대해 잘 몰랐을 뿐더러 관심조차 없었던 것 같다. 그저 역사시간에 배운 민주화 운동이며, 가끔 영화로 봤을 때도 책에 쓰여 있는 만큼 잔인한 학살이었는지 인지를 못하고 있었다. 지금 2019년을 잘 살고 있는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로만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만큼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도 없고 오로지 나만 생각하는 청년이었던 것 같다. 


글을 읽으며 내 주변의 청년들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고 생각하고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래서 성당에 함께 다니고 있는 청년들과 종교가 없는 사회 친구들에게 책을 소개하며 그 사건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그들도 나와 비슷하게 영화로만 감상했던 역사 또는 관심조차 아예 없는 청년들도 있었다. 인간은 혼자 살아가는 동물이 아니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자신의 목숨을 내어서라도 힘이 필요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아무 대가 없이 서로 도와준다는 것이었다. 나도 그렇고 요즘 청년들이 삶이 힘들고 바빠서 타인의 도움을 외면하고 무관심하게 대한다. 


9월 순교자의 성월을 보내며 나는 그동안 어떤 사람이었는지도 돌아보았다.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나는 살기 바쁘고 귀찮다는 핑계로 남을 돌보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지금 성당에서 청년 공동체에 속해서 많은 청년들의 도움을 받고 많은 사랑을 받는다. 그런 고마움에 감동을 받으며 나도 그것을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1980년 광주에서 시민들은 서로의 하느님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나도 누군가의 하느님이 될 수 있게 나를 돌아보며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어 가기를 노력하며 바라고 실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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