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회, 정교회, 천주교회가 함께하는 ‘2019 에큐메니칼 문화예술제’가 10월 30일부터 11월 4일까지 서울 경인미술관에서 열렸다.
지난 2일에는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성직자들이 모여 ‘21세기, 종교의 길’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에큐메니칼’은 세계 모든 그리스도인과 나아가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이 생명, 정의,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더불어 연대하고 협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천주교 송용민 신부는 신앙인들이 대화의 장을 만드는 것이 에큐메니칼의 첫 정신이라면서, 대화는 “오랜 세월 동안 다른 종교인이라며 멀리 했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천주교와 개신교가 같은 그리스도교면서 경쟁하는 구도인 이유는, 서양에서 종교개혁 이후로 갈라져있는 아픔을 갖고 있는 교회가 우리 안에 정착을 하면서 서로 대화보다는 영역을 확장하는 선교의 입장에서 갈등 구조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불교 성진 스님은 군종장교로 훈련받던 시절, 천주교와 개신교 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훈련소에서 내무반을 배치할 때 반드시 신부와 목사 내무반 사이에는 스님 내무반을 넣었다고 말했다.
성진 스님은 “불교는 종교 간 갈등에 관망자 역할을 했던 것 같다”면서, “우리는 ‘이웃종교와 싸우지 않는다’, ‘잘 지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무관심이 있었다”고 성찰했다. 불교가 여러 종교의 틀을 가진 신앙인들과의 만남 속에서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불교 이명아 교무는 50년 전 원불교가 미국에 자리 잡았을 때 미국인들에게 접근한 방식은 마음수련, 명상이었는데 종교를 떠나서 수련을 통해 한 인간으로서의 존재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인간적으로 서로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개신교인, 원불교인이라는 형식을 고정하는 순간 서로 만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개신교 정금교 목사는 “종교는 교리 전파, 교세 확장이 아닌 사람을 돌보는데 그 목적이 있다”며 “사람을 돌보는 일이 하느님 이름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금교 목사는 개신교가 가진 열정이 자기 내부로만 파고들어가는 바람에 모든 이웃과 사회에 곁을 잘 내주지 못한다며 목회자는 이 열정을 어떻게 교회 밖으로 꺼낼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짚었다.
또한 “우리 교회에는 어떤 사람이 없는가를 찾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교회 안에는 없다”면서, “주변으로 어떻게 나갈 것인지, 교회에 없는 사람을 어떻게 불러올 것인지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에큐메니칼 문화예술제는 다양한 그리스도교 전통의 평신도들이 중심이 되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다채로운 세상의 이야기를 존중과 즐거움으로 표현하는 자리이며 초대 사진전, 사진공모전, 공연 등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