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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장관, “코로나 위기, 채무 청산의 희년으로”
  • 끌로셰
  • 등록 2020-04-03 15: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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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Caritas)


마스크는 충분하지 않으면서, 총알은 충분하고도 넘친다. 환풍기는 충분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을 공격할 수 있는 전투기에 쓸 수백만 페소, 달러, 유로는 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진정한 안보에 돈을 풀도록 하자.


지난 29일 필리핀 마닐라 출신의 신임 인류복음화성 장관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Luis Antonio G. Tagle) 추기경은 부유한 국가들이 가난한 국가들의 채무를 청산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필리핀 가톨릭 TV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교황청립 필리핀 신학원 미사 강론에서 타글레 추기경은 “코로나19 위기는 어쩌면 채무 청산의 희년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다”며 “빚의 무덤에 묻힌 이들이 생명을 되찾기를 바란다. 이들의 굴레를 벗겨주고, 해방시켜달라”고 호소했다.


타글레 추기경은 예수께서 라자로를 되살리신 내용이 담긴 29일 복음을 오늘날에 비추어 가난한 국가들을 채무에서 해방시켜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자로의 죽음을 가난한 국가의 채무로 설명한 타글레 추기경은 돈이 없고 빈곤한 상황이 많은 이들에게 “무덤”이 될 수 있다며 돈이 있는 사람들이 “대출 또는 빚으로 돈을 갚아야 하는 가난한 이들을 해방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강론에서 타글레 추기경은 국방을 위해 무기 생산에는 돈을 아끼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실질적인 안전을 신경 쓰지 않는 강대국들의 모순을 지적했다.


타글레 추기경은 “마스크는 충분하지 않으면서, 총알은 충분하고도 넘친다. 환풍기는 충분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을 공격할 수 있는 전투기에 쓸 수백만 페소, 달러, 유로는 있다”며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진정한 안보에 돈을 풀도록 하자”고 호소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역시 2000년 희년 당시에 가난한 나라의 채무 청산을 호소한 바 있다. 1999년에 발표한 ‘희년 채무 캠페인에게 보내는 교황 메시지’에서 요한 바오로 2세는 “채무 청산은 가난한 국가들이 빈곤 퇴치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선제조건”이라며 “특히 최고 강대국들이 희년의 이 기회를 흘려보내지 말고 채무 위기를 완전히 해결하는데 중요한 발걸음을 내딛기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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