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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지금 말하고 지금 행동하라’ - "매주 금요일 광화문에서 만나요"
  • 문미정
  • moon@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0-06-09 13:55:24
  • 수정 2020-06-10 18:3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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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눈이 아닌 진흙투성이가 된 새끼 펭귄 모습이 화제가 됐다. 이 모습을 찍은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작가 프란스 랜팅(Frans Lanting)은 지구온난화로 남극 기온이 영상 20도까지 올라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진흙이 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위와 지구온난화로 비가 자주 내리는 상황은 털에 방수기능이 없는 새끼펭귄들의 생명에 치명적이다. 기후위기에 경각심을 갖고 행동이 필요한 상황이다. 


▲ 매주 금요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금요기후행동`이 펼쳐지고 있다. ⓒ 문미정


지난 5일 11시 30분, 서울 광화문광장 건널목은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들로 가득했다. 인파 속에서 ‘지금이 아니면 내일은 없다 기후위기 지금 말하고 지금 행동하라’는 현수막과 기후위기를 알리는 손팻말을 들고 서있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 가톨릭기후행동 >의 ‘금요 기후행동’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월 < 가톨릭기후행동 >이 꾸려졌다. 가톨릭기후행동은 “기후위기는 근본적으로 윤리적이고 종교적인 문제”라면서, “세계 인구의 70% 이상이 종교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가톨릭교회 또한 기후위기 상황에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후위기를 많은 시민들에게 알리고, 정부와 기업에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고자 지난 4월부터 매주 금요일에 ‘금요기후행동’을 펼치고 있다. 


▲ ⓒ 문미정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위기의 여파는 인간들에게 재난으로 다가오고 있다.

기후위기 상황에서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 김종화 신부(작은형제회)는 “‘생태적 감수성’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문제는 교육과정에서도 다루지도 않고 교육받은 적도 없기 때문에 낯설 수밖에 없다. 교회 안에서도 교회 가르침과 시대의 징표를 제대로 접목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신자들은 더 알 길이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자연과 인간, 사회가 서로 동떨어져서 자본주의에 물들어있는 상태라며, 자원을 파괴하고 끊임없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자본주의 세계관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생태적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종화 신부는 “정부와 기업이 나서야 한다”면서 “우리는 정부와 기업이 나설 수 있도록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김종화 신부는 ‘윤리적 소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예로, ‘투자철회운동’이다. 석탄발전소에 투자를 하고 있는 은행들을 이용하지 않는 운동이다. 이미 외국 가톨릭 주교회의는 투자철회운동을 하고 있다. 


김종화 신부는 『파란하늘 빨간지구』라는 책을 추천하면서, 하늘은 파랗게 보이지만 정작 지구는 점점 더워지고 있고 평균 기온 상승 1.5℃라는 임계점으로 향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멸종 시기 안으로 들어갔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렸다. 미래세대는 없을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1.5°C 특별보고서’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 아래로 막지 않으면 기후 재난이 일어날 거라고 경고하고 있다. 


▲ ⓒ 문미정


기후위기행동은, 말로 하는 게 아니라 행동이다.

이날 시위에 함께한 박경수 씨(천주교 더나은세상)는 청소년들이 기후위기 행동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미안했다”고 전했다. 


“아이들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밖에 나와서 행동을 하는데, 어른들이 같이 하지 않는다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면서, “기후위기 행동은 말로 하는 게 아니라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수 씨는 일상 속에서 기후위기대응에 동참하고자 고기를 줄이기로 결심했다. 완전히 끊을 수 없으니 일주일에 한 번으로 줄이자고 결심했지만, 그마저도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만큼 육류 소비는 우리 생활에 만연한 것이다. 


그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는 하느님이 벌을 내리면서 노아에게 살 길을 열어주신 거라면서, “그런데 기후 위기는 하느님의 벌이 아니다. 인간이 자발적으로 멸종을 초래한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그 역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기후위기는 모든 사람이 같이 움직여야 하는 문제라고 짚었다. 


우리는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고 또, 다른 피조물도 사랑해야 한다면서, 여태까지 다른 피조물은 인간이 관리해야 할 대상처럼 인식해 인간으로부터 배제되고 차별받았다고 말했다. 


▲ ⓒ 문미정


이냐시오 수녀(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는 기후위기 문제를 혼자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으니, 이렇게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선한 뜻과 의지를 더 불러일으키고자 함께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수녀원에서는 한 달 동안 ‘쓰레기 제로’ 운동을 한다고 말했다. 장볼 때 불필요한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깨끗이 씻어둔 비닐을 챙겨가고, 고기를 사게 되면 고기를 넣을 수 있는 통을 미리 준비해 간다고 설명했다. 


금요 기후행동을 취재한 이 날은 6월 5일 환경의 날이었다.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그저 지나칠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2016년 대한민국은 기후 악당 국가로 꼽히기도 했으며 2015년 OECD 회원국 중 온실가스 배출량은 5위, 배출 증가율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우리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위기의 여파는 인간들에게 재난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동물과 가난한 이들은 이 재난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의 위기의식과 정치권의 행동이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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