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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국제 기준 맞춘 공공계약법 도입 - “부패 위험 상당히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0-06-16 10:18:23
  • 수정 2020-06-19 11: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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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Vatican Media)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일 국제 기준에 맞춘 공공계약법을 도입하여 교황청의 재정투명성과 재정건전성을 국제 사회 수준으로 높이기 기틀을 마련했다. 


‘교황청 및 바티칸 시티 공공계약의 투명성, 관리, 경쟁 입찰 규범’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이번 공공계약법은 86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함께 교황청은 공공계약과 관련한 별도의 법적 절차를 규정하는 12개 조항도 마련했다.


‘서비스, 설비, 공사 입찰 계약 관련 절차’를 규정하는 교황청 공공계약법은 가톨릭 사회교리와 교황청 및 바티칸 시티 사법체계의 기본원칙에 따라 ‘내부 자원의 지속가능한 사용’, ‘계약 낙찰의 투명성’, ‘대우 공정성 및 입찰자 비차별’, ‘불법 경쟁 계약, 부패 퇴치 수단을 통한 입찰자 간 실질적 경쟁 장려’를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바티칸 시티나 교황청이 계약 일방이 되는 4만 유로 이상의 공공계약은 모두 입찰의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횡령, 부패, 조세포탈 등의 혐의나 마피아 활동, 미성년자 착취의 혐의로 처벌 받았거나 이러한 혐의로 조사 대상인 회사들은 모두 공공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교황청은 가톨릭사회 교리에 따라 “경제성, 효율성, 실효성”을 추구하고 “경쟁을 왜곡시키는 모든 요소를 피해 투명하고, 객관적이며, 공정하게” 입찰 계약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와 같은 사실을 자의 교서 형태로 발표하면서 재정, 금융 분야에서 국제 분야에 발맞추기 위한 노력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의교서에서 “국제 경제와 증대된 상호의존성 덕분에 다양한 재화서비스 공급자의 노력으로 상당한 비용 절감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대두되었다”면서 “이러한 가능성은 무엇보다도 충실하고 정직한 경영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 보다도 강하고 긴급하게 요구되는 공공재화 운영 분야에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경영을 맡은 이는 “공동체의 이익에 책임을 져야 하며, 공동체의 이익은 개인의 이익이나 특수한 이익을 넘어선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 규정들을 통해 공공계약 낙찰에 관한 일반 원칙과 단일한 절차를 세우고자 한다”며 공공계약법 도입을 통해 공정한 계약의 기틀을 마련함으로서 교황청을 비롯한 바티칸시티 고위관계자들의 “부패 위험을 상당히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바티칸 시티 법원장 주세페 피냐토네(Giuseppe Pignatone)는 “입찰자 간의 폭넓고 공정한 경쟁을 통한 비용 절감, 자원의 효율적 경영, 부패 위험 퇴치를 위한 지속적이고 결정적인 노력”을 위해서는 “국제 사회가 개발한 최선의 규칙과 관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청립 라테라노 빈첸조 부오노모(Vincenzo Buonomo) 총장은 교황청과 바티칸시티의 불투명하고 의심스러운 재정 지출을 방지하기 위해 “지출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 기준과 계약 체결, 재화 및 서비스 구매에 관한 공통 규칙의 기반이 되어 줄단일 입찰자 명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오노모 총장은 새 법을 통해 “손실이라는 역병을 뿌리 뽑아 다양한 형태의 부정을 예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한편, 이 법이 공개된 지 채 1주일이 되지 않은 지난 5일 교황청 경찰은 지난해 10월부터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받은 교황청 국무성 국무원 일부 직원들의 런던 부동산 투자 의혹과 관련해 이탈리아 금융전문가 잔루이지 토르지(Gianluigi Torzi)를 강요, 사기, 자금 유용 및 세탁 혐의로 체포했다.


교황청은 입장문을 내고 “런던 슬론 에비뉴 부동산 매매와 사건과 관련하여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며 런던 부동산 매매에 국무성 직원들이 연루되어 있다고 명시했다. 교황청은 토르치에게 최대 12년 형이 선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슬론 에비뉴 부동산 매매 사건은 국무원 직원들이 교황청 자금을 유용해 런던 부동산 매입에 가담해 교황청 재정이 큰 손실을 보았다고 알려진 사건이다.


이탈리아 일간지 < Corriere della Sera >를 비롯한 관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교황청은 2014년 라파엘레 민치오네(Raffaele Mincione)라는 이탈리아 금융전문가 소유의 룩셈부르크 주식회사를 통해 첼시 슬론 에비뉴(Sloane Avenue)에 위치한 헤롯(Herrods) 백화점 창고부지에 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회사의 주식 가치가 떨어지고 투자가 이익을 내지 못하자, 국무원은 주식으로 인한 손해를 피하고자 추가로 4000만 유로를 민치오네 측에 투자하여 부동산 전체를 매입했다. 한 바티칸 전문지는 이를 두고 “이미 큰 저당이 잡혀있던 부동산의 가치를 고려하면 과하다고 볼 수 있는 투자”라고 평가했다.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 토르지는 바티칸 측 대리인으로 나섰다. 이후 교황청은 부동산 매입과 관리를 맡겼다. 이를 두고 한 외신은 이러한 계획을 승인한 당시 교황청 국무성 국무장관이었던 안젤로 베치우(Angelo Becciu) 대주교가 “왜 토르지에게 (프로젝트를 관리할) 이렇게 많은 권력과 돈을 건네주었는가를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치우 대주교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지난해 11월 “중상모략”이라며 해당 부동산의 가치가 3배나 올랐다고 항변한 바 있다.


최종적으로 교황청은 민치오네가 2012년 약 1억 4500만 유로에 구입한 건물을 2014년, 2018년 두 차례에 걸친 투자를 통해 총 3억 5천만 유로에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 조사가 시작된 것은 2018년, 2억 달러 가량의 런던 부동산 투자에서 불법 자금의 흐름이 포착된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의 수사 지시가 떨어지면서부터였다.


조사가 시작된 이후 2019년 10월 교황청은 국무원 국무부 및 재무정보국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직원 5명을 정직시켰다. 이외에도 교황청은 국무원 국무부 전 행정부장의 사무실 역시 압수수색했다.


열흘이 지난 15일 토르지의 구속 10일만에 교황청 법원은 토르지가 제출한 사건 관련 자료들을 참작하여 그의 보석을 허가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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