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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그리스도인, 방역에 앞장서고 먼저 희생해야”
  • 끌로셰
  • 등록 2020-11-05 13:16:46
  • 수정 2020-11-05 13: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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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Vatican Media)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방역지침을 어기며 미사를 나갈 것이 아니라 방역에 앞장서서 먼저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청과 세르비아 외교관계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르비아 일간지 < Politika >와 가진 특별 인터뷰가 지난 1일 세르비아어와 스페인어로 공개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먼저 개인주의와 경제적 이윤을 최우선으로 두는 풍토를 해결하기 위해 가톨릭교회가 기여할 수 있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 언급했다.


그리스도인은 주님을 가엾이 여기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연대로서 모든 사람과 모든 상황에 함께 하라는 부르심을 받았다.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은 복음의 현실성을 이해하는 아주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믿고 싶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는 ‘정상’을 과거로의 회귀로 여기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며 하지만 이러한 위기에서 벗어났을 때 “더 나아질 것인가, 더 나빠질 것인가”는 그리스도인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팬데믹 시기에 “두 가지 태도를 보았다”고 지적했다. 먼저 “진정한 도시 영웅들”은 “연대와 소리 없는 헌신으로 무장하여 타인에 대한 자기 책무를 다하고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해결책을 찾아 구체적인 일상을 살아간다”고 말했다.


반면 “무자비하게 남의 불행을 이용하는 사람, 자기 생각만 하며 일부 방역 조치에 항의하고 규탄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은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조건과 환경을 갖고 팬데믹에 대응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개탄했다.


최근 프랑스 주교들은, 봉쇄령으로 미사 등 종교집회가 12월 1일까지 전면 금지되자 학교와 대중교통도 허용되는 상황에서 종교활동을 금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이들은 프랑스 일간지에 성명서를 발표하고 지방 행정법원에 집행정지 소송을 제기했다. 프랑스 주교회의 의장 에릭 드 물랭-보포르(Éric de Moulins-Beaufort) 대주교도 같은 이유로 프랑스 최고 행정법원 콩데이데타(Conseil d'État)에 집행정지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교황은 코로나19로 드러난 “수많은 불평등, 부당한 침묵, 사회적·보건적 태만”을 교회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교회로서 우리는 다른 주체들을 한데 모아 권력, 부, 탐욕을 중심으로 구성된 세상의 시선에서 해방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황은 “새로운 정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정상’은 기존과 같이 “어떤 사실이나 불변하는 실체적 현실”이 아니라 “성취해야 할 사명”과 같다고 말했다.


교황은, “사회적 분열과 배제가 횡행하지 않는 미래를 이뤄야 한다”며 “책임을 다하고 타인의 고통과 연약함에 마음을 열면 공동체는 더욱 인간적인 모습이 되고 인간 존엄성이 원칙적 선언이 아닌 구체적인 관습과 생활방식으로 드러나는 ‘정상’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현재와 다른 미래를 계획할 때만 “‘정상’은 더 이상 과거의 연장선이라거나 어려운 현실의 부정이 아닌 현재를 새로운 기회로 변모시키기 위해 우리의 모든 자원과 창의력을 투입하는 일이 된다”며 “교회가 여기에서 호소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변방으로부터 우리는, 중심에서는 보지 못했던 전망, 불의, 상처와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최근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이나 아르메니아에 의해 실효 지배를 받고 있는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영유권을 놓고 벌어진 분쟁으로 무고한 시민들이 사망하고, 휴전 합의가 실행되자마자 파기되는 등 매우 험악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교황은 다시 한 번 “증오와 폭력이 만들어 내는 것은 더 큰 폭력의 악순환”이라고 강조했다.


항상 ‘변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임기 중에 차별받고 소외되는 이들과 국가에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온 교황은 2013년 즉위 직후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이 모인 람페두사 섬을 첫 순방지로 결정했었다. 이 때, 람페두사 섬의 사제에게서 받은 편지를 읽고 “내 안에서 뭔가 움직였고, 주님의 존재가 나를 그곳으로 인도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람페두사 섬과 같은 변방에서부터 “우리는 중심에서는 보지 못했던 전망, 불의, 상처와 더불어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며 “복음뿐 아니라 우리 인류를 더 잘 이해하려면 변방으로 가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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