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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재정비리 논란 이후 교황청 최고 기구 전격 개혁 - 국무원 재산·재정관리 권한 모두 관계부처로 이관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0-11-06 18:47:13
  • 수정 2020-11-06 18: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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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Vatican Media)



교황청 재정을 유용하여 측근에게 몰아주고 부적절한 상품에 투자했다는 의혹을 받은 교황청 국무장관 출신 안젤로 베치우(Angelo Becciu) 추기경 사퇴 직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국무원 체계를 전격 개혁했다. 기존에 지녔던 국무원의 모든 재정권한을 관련 부처로 이관시켜 국무원이 독립적으로 교황청 재정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권한 재조정으로 교황청 내 균형잡기


지난 4일 피에트로 파롤린(Pietro Parolin) 추기경을 비롯한 교황청 국무원 관계자 및 교황청 재정 관련 부서 회의가 열렸다. 베치우 추기경이 사퇴한 다음날인 25일 교황이 국무원장에게 전달한 국무원 재산권 이관에 관한 지시 사항 이행을 위한 논의 자리로 이번 회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요청으로 소집되었다.


이에 따라 사실상 교황청 전체를 총괄하는 국무원의 모든 자산과 관리감독권한을 교황청 관계 부처로 이관하기 위한 “이관감사위원회”(Commission for transfer and control)도 설립되었다.


위원회 구성원으로는 국무원 국무장관 에드가 페냐 파라(Edgar Peña Parra) 대주교를 비롯해 교황청 재정을 총괄하는 바티칸시국 행정차장 페르난도 베르헤스 알사가(Fernando Vérgez Alzaga) 주교, 사도좌재산관리처(APSA) 처장 눈치오 갈란티노(Nunzio Galantino) 주교, 사도좌재무원 장관 후안 안토니오 게레로(Juan Antonio Guerrero) 사제가 임명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국무원이 다른 부서의 감시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재정을 관리하고 사용하는 일을 막기 위해 국무원의 재산을 관계 부처로 이관할 것과, 국무원 역시 여타 교황청 부서와 같이 예산 승인과 감사를 받도록 지시했다.


서한에 따르면 교황은 이번 조치가 “교황청 개혁의 일환”이라며 “올바른 교황청 직무 수행에 불필요하고 해가 되는 중첩, 세분화, 이중지출을 막기 위해서는 경제·재정 부처의 사명과 그에 걸맞은 관리·감사 수행 방식을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국무원이 “교황청 전체와 각 부서 활동의 구심점으로서, 일말의 의심도 없이 교황이 사명을 수행하는데 있어 교황의 행보를 가장 가까이서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부서”라면서도 “국무원이 다른 부서들의 관할에 있는 모든 기능을 수행하는 일이 필요하지도, 적절해보이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무원 자산 관리감독 권한을 이관하여 권한 대폭 축소


이러한 판단에 따라 먼저 교황은 현재 국무원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금융 자산과 부동산 소유권을 사도좌재산관리처로 이관시켰다. 특히, 재산 이관 후 가장 논란이 되었던 런던 첼시 부동산과 교황청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센츄리온 글로벌 펀드(Centurion Global Fund)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평판을 해칠 모든 위험을 없앨 수 있도록” 처분할 것을 적시했다. 


최근 사도좌재산관리처(APSA) 처장 눈치오 갈란티노 주교는 런던 부동산과 관련해 이탈리아 주교회의 산하 매체 < Avvenire >와 인터뷰를 가졌다. 베치우 추기경이 연루된 런던 첼시 슬론 에비뉴에 위치한 부동산 투자에 베드로 성금이 아닌 국무원 자산이 투입된 것이며 이로 인해 현재로서는 최소 7,300만 유로에서 최대 1억 6600만 유로의 부채가 발생했으나 부동산 가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센츄리온 글로벌 펀드 매니저 엔리코 크라소(Enrico Crasso)는 이탈리아 일간지 < Corriere Della sera >와 인터뷰를 갖고 “국무원은 어떤 투자가 이루어지는지 매우 잘 알고 있었다”며 “교황께서 펀드를 처분하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에 처분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 Financial Times > 최근 보도에 따르면 교황청 국무원은 교황청 기금을 이용해 센츄리온 글로벌 펀드를 거쳐 기업의 부도 가능성에 투자하여 해당 기업이 파산할 경우 이윤을 얻는 고위험 파생금융상품 신용부도스왑(CDS)에 투자한 바 있다.


도좌재무원 재정 관리감독 기능강화 


두 번째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국무원이 다른 교황청 부서들과 마찬가지로 사도좌재무원으로부터 예산을 승인받도록 지시했다. 교황은 “현재까지 국무원에 의해 관리되어 온 모든 자산은 교황청의 연결재무제표에 통합되어야 한다”며 “국무원도 통상 구조를 거쳐 각 부서별 절차를 통해 승인된 예산에 맞추어 기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로 교황은 사도좌재무원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여 국무원이 별도로 재정을 관리했던 관련 기구들의 행정 및 재정 관리감독 업무를 사도좌재무원으로 이관시켰다. 교황은 “국무원은 자기 관할을 유지하되 교황청 또는 교황청과 연계, 관련된 어떤 기구도 관리감독할 권한이 없음을 의미한다”고 적시했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이렇게 국무원 자체 자산이 모두 소관 부처로 이관되었기 때문에 자산 관리를 담당했던 국무원 부서의 재편 또는 폐지를 지시했다.


이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재정감시기구 재무정보국의 기능을 강화하는 법령을 발표하고 바티칸 은행 추기경 위원회에서 국무원의 영향력을 배제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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