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민주당 조 바이든(Joe Biden)의 당선 소식에 미국 가톨릭주교회의는 성명을 내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미국 주교회의(USCCB) 의장 호세 고메스(José H. Gomez) 대주교는 지난 7일, 바이든 당선 소식에 “자유의 축복을 내려주심에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고메스 대주교는 이번 선거 결과가 “모든 미국 국민들이 선거에서 목소를 낸 것”이라며 “이제 우리의 지도자들은 국가 단결의 정신으로 함께 나아가며 공동선을 위한 대화와 타협에 헌신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국 주교회의는 “민주주의는 우리 모두가 덕과 자기 절제를 갖춘 사람으로 행동하고, 자유로운 의견 표현을 존중하고 법과 정책에 관한 토론에서 의견이 갈려도 상대방을 따뜻하고 예의바르게 대할 것을 요구한다”며 “이에 따라 우리는 조셉 R. 바이든 주니어가 46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될만큼 득표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미국 주교회의는 존 케네디 대통령 이후 두 번째 가톨릭 신자 대통령이 된 바이든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냈다.
이와 더불어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 된 카말라 해리스(Kamala D. Harris) 캘리포니아 주 상원의원에게도 축하를 전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자신이 가톨릭 신자라는 사실을 여러 자리에서 밝힌 바 있다. 가장 최근에는 대선 승리 선언 연설에서 가톨릭 성가로 잘 알려진 '독수리 날개 위에'(On Engle's Wings)를 인용했다.
바이든은 이 성가를 대선 승리 연설에서 인용한 이유를 두고 “선거운동 마지막 즈음에 나는 나와 내 가족에게 큰 의미가 있는, 특히 내 아들 보에게 큰 의미가 있는 성가가 무엇인지 생각하기 시작했다”며 “이 성가는 나를 지탱해주는, 나아가 미국을 지탱해준다고 믿는 신앙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자신의 승리를 선언하고 당선자로 확정된 바이든은 당선자로서의 첫 행보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자신의 첫 번째 아내와 한 살 배기 딸의 묘를 찾고, 브랜디와인 성 요셉 성당(St. Joseph on the Brandywine)을 찾아 미사에 참례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여러 차례 부통령으로서 미국과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적이 있다.
이렇게 가톨릭신자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지만 바이든 당선자는 미국에서 흔히 난민, 인권, 여성과 같은 화두의 사회 문제에서 진보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바이든 당선자는 대표적으로 낙태죄 도입에 반대한 바 있다. 미국은 1973년 로 대 웨이드 사건 (Roe v. Wade) 대법원 판결에서 낙태를 금지하는 것이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단하였으며 이후 각 주에서 낙태죄를 순차적으로 폐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