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한 백신 접종’을 강조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따라 교황청 자선소가 취약계층 1,200명에게 우선 백신 접종을 실시한다.
교황청 자선소는 “성주간 동안 코로나19에 노출된 가장 가난한 이들과 가장 소외받은 이들 가운데 1,200명의 백신 접종을 위해 교황청이 구매한 화이자 백신이 사용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이에 더해 교황청 자선소는 취약계층 백신 접종을 위해 온라인 기부를 개시하고 ‘1인 1백신 기부’ 운동을 시작했다.
교황청은 이미 지난 1월 말 프란치스코 교황의 요청으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 근방에 거주하고 있는 노숙자 25여 명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한 바 있다.
취약계층 1,200명을 대상으로 한 교황청의 백신 접종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교황청 바오로 6세 홀에 마련된 시설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교황청은 지난 1월 기준으로 약 1만 회분의 화이자 백신을 확보했다. 화이자 백신이 2회 접종임을 고려하면 취약계층 1,200명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하는 것은 4,600여 명 가량 되는 교황청 직원 1/4 정도가 백신을 양보하는 것과 같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모든 형제들」에서부터 세계 병자의 날 담화, 2020년 성탄 ‘우르비 에트 오르비’ 강복과 더불어 지난 2월 주 교황청 외교단 연설에서도 “공평한 백신 공급”을 매우 강조했다.
보건 위기 이후 가장 최악의 반응은 이전보다 더 소비의 열기와 이기주의적인 자기 보존에 빠지는 것이다. (···) 사회가 여전히 시장의 자유와 효율성이라는 기준에 지배된다면, 형제애는 그저 또 다른 낭만적인 표현에 지나지 않게 된다. (「모든 형제들」, 109항)
성탄 강복 때도 교황은 일부 선진국들의 백신 독점을 두고 “폐쇄적인 민족주의로 인해 우리가 진정한 한 인류로 살아가기를 방해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극단적 개인주의라는 바이러스가 우리를 잠식하여 형제자매들의 고통에 무관심하게 만드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규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코로나19 이후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설치한 바티칸 코로나19 위원회 역시 ‘모든 이를 위한 백신, 더 공평하고 건강한 세상을 위한 20가지 제안’이라는 문건을 발표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한 재화의 보편적 사용이라는 원칙에 따르면, 백신을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재화로 간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