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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이르면 내년 초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 끌로셰
  • 등록 2020-12-16 16: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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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이 2021년 초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발표했다.


바티칸시국 보건위생국 안드레아 아르칸젤리(Andrea Arcangeli) 국장은 < Vatican News >에 바티칸시국 국적자, 교황청 직원 및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접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교황청과 바티칸시국 직원은 2020년 3월 기준 4,618명이다. 따라서 백신 접종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르칸젤리 국장은 최근 영국에서 최초로 접종을 시작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의 화이자/바이오엔텍(Pfizer·BioNTech) 백신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으로 알려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특성상 영하 70도 이하에서 운반되어야 하는 탓에 그 취급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약한 세균 또는 비활성화 된 세균을 인체에 주입하여 면역을 형성하는 다른 백신들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은 직접적으로 세균을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를 유발하는 세균의 표면에 존재하는 일명 “스파이크 단백질” 형성을 유도하는 메신저 리보핵산을 주입하여 항체를 형성한다.


이외에도 교황청은 다른 백신들 역시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 되는대로 사용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교황청이 선택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유럽의약품기구(EMA) 허가를 기다리고 있으며, 29일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칸젤리 국장은 “우리처럼 작은 공동체를 포함하여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능한 나라들은 접종을 빨리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인구 전체를 촘촘하게 면역화시키는 것만이 공공보건의 관점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을 조절하는데 실질적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만큼 거주자, 직원과 그 가족들에게 이 끔찍한 질병의 백신을 맞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교황청은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백신을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 “그러나 아주 엄격한 안전성 시험이 이뤄졌다”며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너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교황, ‘공평한 백신 접종’ 강조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부 선진국이 백신을 선제적, 독점적으로 획득하려는 시도를 지적하고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백신을 맞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8월 19일 교리문답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코로나19 백신을 가장 부유한 이들에게 먼저 주는 일이 생긴다면, 마찬가지로 백신이 어떤 국가의 재산이 되어 모든 이들에게 주어지지 않는다면 슬픈 일이 될 것”이라며 백신의 보편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외에도 유엔 설립 75주년 축사 때는 유럽을 향해 “공공 보건을 증진시키고 기본 의료 서비스 권리를 실현해야 할 긴급한 필요성”이 대두된다면서 코로나19가 국가의 경제력과 관계 없이 모든 이들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황은 최근 발표한 사회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에서도 이와 관련해 일부 국가가 코로나19 백신을 독점하려는 등의 세태를 두고 “보건 위기 이후 가장 최악의 반응은 이전보다 더 소비의 열기와 이기주의적인 자기 보존에 빠지는 것”이라며 “사회가 여전히 시장의 자유와 효율성이라는 기준에 지배된다면, 형제애는 그저 또 다른 낭만적인 표현에 지나지 않게 된다”(109항)고 경고했다.


교황청 학술원, “백신 정보 투명하게 공개하고 접종 권장해야”


이와 관련해 지난 10월 교황청 학술원(Pontifical Academy of Sciences)은 학술원 정기총회에서 성명을 내고 “책임 있고, 투명하며, 시의적절한” 정보 공유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에 관한 정보를 각국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야 말로 백신의 효능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학술원은 특히 과학자들에게 “과학계의 입장이 반영되려면 과학이 신뢰를 받고 잘 설명되어야 한다”며 “이는, 오류가 과학적 시도의 일부라는 사실을 투명하게 인정할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학술원은 “한편으로는 팬데믹이 퍼져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속도로 인해 아직 동료들에 의해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연구 결과를 일찍 내놓을 수밖에 없고, 다른 한편으로 대중들은 이런 초기 연구들에 매몰되어 대다수 학자들이 공유하지 않는 극단적 의견과 교과서에 들어갈 만한 넓은 합의를 쉽사리 구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학술원은 과학계 소식을 정제하여 인정받을 수 있는 것만을 추출하고 인정받지 못 할 정보와 구별할 의무가 있다”고 학자들에게 호소했다.


특히 정부, 보건당국, 학계와 언론이 “종종 책임 있고, 투명하며, 시의적절한 정보전달을 하지 못 하고 있으나 이는 적절한 행동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라며 “WHO를 비롯한 각국 학술원의 정보전달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 최초로 영국은 지난 8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대한민국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얀센, 모더나 4개사로부터 4,400만 명분의 백신 물량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선구매된 백신은 내년 1분기(2-3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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