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끝나고 정권이 바뀌면서 탈원전의 전망에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아직 인류는 미망 속에 있고, 우리는 첫 걸음조차 떼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원전추진을 내건 새 정권은 벌써 좌절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공약으로 내건 신규원전 추진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기 때문이지요. 얼핏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노후원전의 수명연장이나 신한울3∙4호기 건설재개 정도인데, 이 또한 제대로 하자면 국민적 저항 때문에 어려울 것입니다.
한국의 원전은 그 치명적 위험이 지금도 원전현장 곳곳에서 생겨도 이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실력임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부의 원전관련부서는 책임지지 않는 행태가 여전한 채, 부패한 언론을 등에 업고 원전추진에 따른 이권의 사욕화와 무사안일의 행태만 보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의 핵발전소들이 생산하는 전기는 전력계통(그리드)에 있어서도 더 이상 안정된 존재가 아닙니다. 전력공급에서조차 불안과 위험의 존재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기후위기시대에 실질적 보탬도 되지 않을뿐더러, 지구촌 선진경제가 채택하고 있는 RE100과는 정반대의 위기를 조장하는 존재일 뿐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새 정권은 이러한 세계적 조류에 무지하기조차 합니다.
지난 정권이 탈원전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닙니다. 탈원전 에너지전환이 기술적인 상당한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방향을 바로 잡아가야 한다는 양심세력들의 절박함이 새겨진 것입니다. 이런 절박함은 임기제 정권이 함부로 바꿀 수도 없고, 바꾸려 해봤자 바뀌어지지도 않는 법이지요.
핵발전소를 계속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나쁜 이유는 아이들이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당대의 삶의 편리 때문에 후손들에게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고 자란 아이들은 부모를 모방해서 더욱 양심의 가책이 없이 일을 저지를 것이고, 이런 모방이 반복되면 인류는 자기파멸이 불가피합니다. 이런 미래착취가 가속되면 인류의 미래는 없습니다.
새 정권이 시행착오를 깨닫기까지 얼마가 걸릴지 모르겠지만, 이를 앞당기려면 탈원전을 희망하는 모든 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각오를 다지는 일이 중요합니다. 탈원전과 에너지전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그 비전을 두루 알리는 일도 해나가야 합니다. 이 분야는 그 관계되는 부문이 매우 넓은데다가 최신정보도 늘어나는 편이어서 평소 착실히 공부를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한국탈핵에너지학회와 생명탈핵실크로드순례단이 공동으로 전문가를 모시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탈핵사랑방을 마련했습니다. 체르노빌 핵사고 36주기에, 주요주제별로 코로나가 준 선물인 온라인 사랑방을 다음과 같이 10회에 걸쳐 매주 개설하였습니다. 강호제현께서는 자유로이 드나들면서 함께 어울려 담소하는 자리를 즐기기를 희망합니다.
2022년 4월
체르노빌 핵사고 36주년에 앞서
한국탈핵에너지학회 및 생명탈핵실크로드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