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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푸틴을 만날 뜻이 있다” - 전쟁 끝낼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모든 일 하겠다는 입장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2-05-06 16:00:22
  • 수정 2022-05-06 16: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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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Vatican)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와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을 만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일간지 < Corriere della sera >는 지난 3일 「프란치스코 교황 인터뷰: “푸틴이 멈추지 않는다면 그를 모스크바에서 만나고 싶다. 키이우에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제목의 단독 인터뷰를 공개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관해 교황으로서 해왔던 조치들을 설명하며 전쟁이 종식되기를 바라는 뜻을 강력히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비롯해 이례적으로 러시아 대사관을 직접 방문한 일,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전화통화 등 강력한 외교적 조치들을 지속해온 바 있다.

 

교황은 “전쟁이 터지고 20일 뒤에 (국무원장인) 파롤린 추기경에게 내가 모스크바에 갈 뜻이 있다는 메시지를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물론 러시아 대통령이 짬을 내주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면서 “아직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 물론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이 현재로서 이 만남에 어떻게 응할지 우려되기는 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방문을) 요청하고 있다. 어떻게 이러한 잔혹한 일을 종식시키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대사관을 직접 방문한 사안에 대해서도 “이는 전 세계가 볼 수 있는 명확한 행동”이었다면서 “바로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 대사를 만나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푸틴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러 연설에서 강력한 언어로 규탄을 하면서도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러시아’나 ‘푸틴’과 같은 구체적인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던 사례는 지난달 25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전 세계에 봉헌하며 기도했던 때가 처음이었다.

 

“전쟁은 우리가 만든 무기를 실험하기 위해 이뤄지는 것”


교황은 러시아가 전쟁을 본격적으로 개시할 수 있었던 것은 “나토(NATO)가 러시아 면전에 가한 맹렬한 비판”으로 인해 명분을 얻은 러시아가 “잘못 반응하고 분쟁을 촉발시킨”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교황은 “분명한 것은 (우크라이나에서) 여러 무기들을 실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러시아는 이제 전차가 별로 쓸모없음을 알고 다른 무기를 사용할 생각을 하고 있다. 전쟁은 이처럼 우리가 만든 무기를 실험하기 위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황은 한때 제기되었던 ‘키이우 순방’ 계획에 대해 “현재로서는 키이우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내가 그곳에 가면 안 된다는 느낌이 있다. 먼저 모스크바로 향해 푸틴을 만나야 한다”면서 “하지만 나는 한 명의 사제이기도 하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행하는 것이다. 푸틴이 문을 열어주기만 한다면...”이라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이에 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6일 푸틴과 정치적으로 매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 정교회 수장 키릴 총대주교와 40분간 화상으로 통화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당시 키릴 총대주교는 미리 준비된 자료를 손에 들고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킨 명분을 읽어내려갔다고 교황은 회고했다. 


교황은 그 자리에서 키릴 총대주교에게 “나는 그에 대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형제여, 우리는 국가공무원이 아닙니다. 우리는 정치의 언어가 아니라 예수의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는 신성한 하느님의 백성을 이끄는 목자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평화의 수단을 찾고, 무기 소리를 멈추어야 합니다. 총대주교는 푸틴의 복사(服事)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종식을 위해 오는 6월 12-13일로 예정되어 있는 레바논 순방을 연장하여 6월 14일 예루살렘에서 키릴 총대주교와 대화를 나누려고 계획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1일 아르헨티나 일간지 < La Nacion >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정교회와 교황청의 입장차로 만남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교황은 최근 성주간 십자가의 길(1)에 러시아 여성과 우크라이나 여성을 함께 참여시켜 우크라이나 측의 강력한 반발을 받았던 일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당시 교황청은 두 여성이 ‘무고한 사람이 죽어가는 전쟁을 멈추기 위해서는 서로 화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묵상을 함께 읽음으로서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했으나 우크라이나의 반발로 해당 묵상은 취소되었다.

 

교황은 “나는 (교황청 자선소장) 당시 키이우에 있던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는 내게 ‘멈추십시오. 그 기도를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모든 걸 이해할 수는 없다 해도 우크라이나인들 말이 맞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이 여태껏 침묵을 지켜온 것입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해당 묵상이 취소되었던 경위를 설명했다.

 

다른 한편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빅토르 오반(Viktor Orbán) 헝가리 총리와 지난 4월 21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오반 헝가리 총리는 러시아가 5월 9일에 종전을 할 계획이 있다고 알렸다.

 

교황은 “러시아가 계획이 있다고 들었다”며 “(그것이 사실이라면) 최근 분쟁이 확산되는 속도가 이해가 된다. 돈바스를 넘어 크름 반도, 오데사, 나아가 흑해의 통로 전체를 우크라이나가 빼앗기고 있다. 나는 비관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전쟁을 멈추기 위해 가능한 모든 행위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십자가의 길 :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서 일어난 14개 사건을 묵상하는 기도.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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