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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구현사제단, “역사의 기억은 우리를 재촉한다”
  • 문미정
  • 등록 2023-05-19 21:00:42
  • 수정 2023-05-19 21: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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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오마이TV 갈무리)


15일 오후 3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하 사제단)은 광주 5.18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5.18광주민중항쟁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에는 사제, 수도자, 신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제단 비상대책위원장 송년홍 신부는 강론을 통해 “1980년 5월 광주항쟁의 기억은 죽은 자들의 슬픈 기억이 아니다. 아직도 살아 움직이는 기억”이라고 말했다.


송년홍 신부는 “지배권력은 불리한 사실을 지우려고 한다. 언론을 이용해 악의적으로 선동해서 사실을 왜곡시킨다. 사실을 기억하거나 왜곡을 지적하면 물리력을 동원해서 막으려고 한다”며 “5.18의 진실을 막기 위해, 그 기억을 왜곡시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폭정을 저질러왔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법을 만들어서 진실을 왜곡하고 망각을 부추기는 사람들이 역사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 ⓒ 가톨릭프레스 자료사진


역사의 기억은 우리를 재촉한다. 진실을 잊어버리지 말고 왜곡하려는 사람들을 막아내고 그 진실을 기억해서 그 기억을 후대에 전하라고 우리를 재촉한다.


송 신부는 “윤석열을 통해서 검사 집단이 어떤 사람들인지 속속히 알게 됐다”며 “법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사악한 무리들이다. 언론과 결탁해서 없는 죄도 만들고, 있는 죄는 더 크게 부풀린다”고 지적했다.


반지하 주택 참사 현장, 10.29 이태원참사 현장을 방문했을 때의 윤석열 대통령 태도를 언급하면서 “어떻게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고 선서한 대통령이 죽은 사람들에게 가서 그렇게 할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노동자 한 명이 억울하다고 분신했는데 신경 쓰지도 않는다. 공감능력도 없고 사람에 대한 연민도 없다”고 말했다.


취임 1년을 맞았는데도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것은 “질문을 받는 것이 두려워서 그럴 것이다. 말을 못하거나 듣기 싫은 것이 아니라 들을 줄 모르고 대화할 줄 모른다. 그러니 질문 받는게 두려울 것이다. 그래서 자기 얘기만 한다. 이걸 불통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편파적인 언론의 행태를 지적하며 “언론은 이런 대통령을 보호해준다. 경제가 나빠지고 있는데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도 않는다”면서, 80년 5월 MBC가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오히려 유언비어를 퍼뜨린다고 얘기해서 시민들에 의해 불태워진 것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송 신부는 기억은 행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문 박근혜를 탄핵한다’ 이 말을 들었을 때 그 감동을 다시 불러와야 한다”고 했다.


더 많은 촛불이 켜져야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퇴진을 외쳐야 한다. 기억을 왜곡시키거나 망각시키려는 시도들을 우리 모두가 함께 막아야 한다. 동시에 두려워서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승리의 기억을 불어넣어 용기를 줘야 한다. 그냥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함께하는 연대의 기억을 불어넣어줘야 한다.


“퇴진을 넘어서서 이제 우리 기억에서 완전히 지우는 탄핵을 요구하자”는 송 신부의 말에 박수가 터져나왔다.


“스스로 내려오던가 아니면 탄핵 당하던가, 모든 정당과 사람들에게도 탄핵을 꿋꿋하게 말하자”며 “탄핵 당하는 그 날까지 한명도 이탈하지 말고 뒤로 처지지 말고 그 날까지 어깨동무하고 손잡고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끌어주고 함께 가자”고 말했다.


강론이 끝나고 참석자들은 ‘윤석열은 퇴진하라’는 구호를 함께 외쳤다.


이날 미사에 참석한 김형미(프란치스카)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지난 2월 19일 5.18공법단체와 특전사동지회의 대국민 공동선언식과 국립5.18국립묘지 기습 참배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와 공로자회는 “5월 영령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고 역사를 왜곡한 공동선언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며 “5.18은 피해당사자 단체만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80년 5월부터 43년이 지났지만 우린 아직도 몇 명이 죽었는지, 총을 누가 쏘라고 했는지, 왜 아무 잘못도 없는 우리 가족이 죽었는지 지금도 알 수 없다”며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살인범죄를 저지른 이들은 단 한명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고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형미 관장은 “우리 오월어머니들은 반복되는 5.18민중항쟁에 대한 왜곡과 5월 정신 훼손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5월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에 오월정신지키기범시민대책위와 함께하며 당당히 투쟁해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제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저항과 대동, 두 정신으로 악마의 군대를 물리친 광주는 십자가와 부활의 표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다시 십자가의 분투를 다짐하자. 신음하는 피조물들의 호소에 공명하는 참여로서, 병든 세상을 책임지려는 적극적인 행동으로서, 하느님의 뜻에 운명을 맡기는 투철한 복종으로서 십자가를 부둥켜안기로 굳게 다짐하자”고 밝혔다.


사제단은 매주 월요일 전국을 순회하며 시국기도회를 봉헌하고 있으며, 22일 오후 8시에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교좌 의정부성당에서 시국기도회를 봉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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