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라자로) 추기경과 약 40분간 공식 회담을 진행했다. 이번 회담은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종교계 인사와의 만남으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교황청에 전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교황 방북, 평화 상징 될 것
이재명 대통령은 먼저 “한국 천주교회가 인권과 평화, 민주주의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에 레오 14세 교황님께서 오실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가능하다면 북한에도 함께 방문해주시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교황님과 김정은 위원장이 함께 찍은 사진이 평화의 상징이 되지 않겠느냐”라며 교황 방북의 의미를 기대했고, 이에 유흥식 추기경은 “교황님께서 방한에 강한 의지를 보이셨다”며 “건강상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꼭 오실 것”이라고 화답했다.
회담 이후 강유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유 추기경이 “(자신도) 남북 교류에 관심이 많으며, 레오 14세 교황님도 남북 관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실 것으로 기대한다.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바티칸 초청, 평화 동행 위한 첫걸음
회담 도중 유흥식 추기경은 레오 14세 교황이 구두로 이재명 대통령을 바티칸에 초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방한 이전에도 먼저 뵙고 싶다”면서 “바티칸 방문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대통령은 세계청년대회에 대해 “100만 명 이상이 참가할 것”이라며 이 행사가 “한반도 평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은 단순한 감사 인사를 넘어, 교황청과 한국 정부가 한반도 평화 문제에서 실질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공식 표명한 장으로 평가된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과 교황 사진', '교황의 방북 제안'은 대내외에 강력한 평화 메시지를 던진다.
2027년 교황 방한이 성사되고 거기에 방북 일정이 추가된다면, 이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앞으로 바티칸과의 협의 과정, 남북 연락 채널 구축 여부 등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한편, 유흥식 추기경은 지난 7월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의 만남 가능성과 관련해 “빠르면 금년 하반기 바티칸 방문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또한 그는 “2027년 세계청년대회는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가 있으며, 한국 사회에 새로운 영적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기자 간담회에서 유 추기경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교황청의 지속적 관심과 역할 의지도 재확인했다. 특히 “한국 사회와 교회 모두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지도자들이 진정성과 겸손으로 국민과 신자들의 마음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