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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대금은 인간 마음을 부패시킨다"
  • 강재선
  • 등록 2025-10-20 12:35:56
  • 수정 2025-10-20 12: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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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반(反)고리대금 위원회 면담에서 “가난한 이를 노예로 만드는 구조적 죄악” 경고... 한국 교회에도 금융윤리·채무사목 과제 제기



▲ (사진 = Vatican Media)



“고리대금은 인간 마음을 부패시키는 죄”


교황 레오 14세가 최근 이탈리아 국가 고리대금 반대위원회(National Anti-Usury Council) 대표단을 접견하며, “고리대금은 단순한 경제행위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부패시키는 심각한 죄”라고 경고했다.


교황은 18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열린 면담에서 “고리대금은 가난한 사람을 노예로 만들고, 사회의 가장 약한 이들을 더욱 억압하는 폭력의 한 형태”라며 “이윤을 절대화한 경제체제는 결국 인간 존엄을 파괴한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도움이 되는 듯 보이지만, 결국 숨막히는 짐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며 고리대금이 서민의 삶을 파괴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또 “한 개인뿐 아니라 한 사회 전체, 한 국가조차도 고리적 금융 구조에 무너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문제는 회계가 아닌 인간존엄의 문제”


교황은 이 자리에서 “경제와 금융은 단순한 회계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존엄과 도덕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약 이사야 예언서(58장 6절)를 인용해 “악의 멍에를 풀고 억눌린 이를 자유롭게 하라”는 말씀을 되새기며, 교회가 가난한 이를 위한 정의와 연대를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교황의 발언은 단순히 금융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것이 아니라, 신앙 공동체가 ‘경제적 약자와 함께 걷는 교회’가 되어야 함을 상기시킨다.


고리대금은 단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사랑의 결핍에서 비롯된 죄입니다. 교회는 그 결핍을 채워줄 희망의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교황청 공식 매체 는 이번 담화를 “희년을 앞둔 교회의 윤리적 경고음”으로 평가하며, 신앙과 경제를 분리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해석했다.


한편, 이번 담화는 가계부채가 2천조 원을 넘어선 한국 사회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청년층의 학자금 · 전세대출, 자영업자의 고금리 · 불법 대부, 플랫폼 노동자의 금융취약성이 심화되는 현실에서 교회의 사목적 역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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