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서 보시오."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당신이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입니다!" (요한복음서 1장 중에서)
복음서는 무엇보다 "만남"의 기록인 것 같습니다.
매 장마다 만남의 이야기들이 빼곡합니다. 그리고 그 만남은 언제나 변화를 불러일으킵니다. 변화가 발생하는 순간만이 만남의 순간이라 할 만하다고 말하려는 것처럼 말입니다.
예수와의 만남은 예수를 바로 알아보는 순간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의 정체를 알아보는 순간, 그 사람 안에서 변화가 일어납니다.
나타나엘 (혹은 바르톨로메오)이 예수를 알아보게 되는 오늘 이야기는 한 순간의 일을 말하려는 것이라기보다는 참된 만남이 일어났던 긴 과정을 축약해놓은 양식처럼 보입니다.
예수와의 만남은 여기서 "나무"와 관련됩니다.
좀 억지일 수 있지만, 무화과나무는 포도나무처럼 신앙의 열매를 맺는 상징이고 또한 예수의 죽음이 달린 십자가나무를 상징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수를 알아보려면(알아들으려면), 그 나무를 알아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 나무 곁에 서있어야 합니다. 그 자리에 하늘이 깃들고, 천사들이 임하기 때문입니다. 거기에서 하늘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구절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진심을 다해 당신에게 말하는데, 하느님이 죄인 취급 받고 나무에 높이 달려 죽은 그 자리에 가까이 머무십시오. 거기서 자유를 알아듣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