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길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
노을이 산을 덮으며
붉게 타들어 갑니다.
이내 어둠이 몰려옵니다.
깊은 밤이 오려나 봅니다.
발끝에서 시작된 그림자가
온몸을 휘감습니다.
집어삼키려고 합니다.
나의 빛,
갈구하는 빛,
하늘과 땅은 빛을 잃었습니다.
저 멀리,
불빛이 득달같이 몰려옵니다.
언덕으로 굽은 길이 드러납니다.
묵묵히 걸어야 하는
나의 길입니다.
+ 시대창작 소개
“시대창작”을 통해서 시인은 시대를 논하고자 한다. 시대가 불편하다면 불편함을 기록할 것이고 시대가 아름답다면 아름다움을 표현할 것이다. 따뜻함이 우리의 삶에 가득하다면 시인의 시는 따뜻한 단어와 밝은 문장으로 가득찰 것이다. 다만, 시인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작정이다. 소통의 장으로, 공감의 장으로 역할을 수행하며 울고 싶을 때는 함께 울고, 웃고 싶을 때는 함께 기뻐하는 “시대창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