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입니다." (마태오복음서 24장에서)
주인이 돌아올 때가 언제인지 모르니 깨어있으라는 기성종교체제에서 기득권을 쥐고 있는 이들에 대한 경고의 말씀인데, 흔히 기득권에서 제외된 이들을 협박하는 말씀으로 곡해되어 전파되는 것을 봅니다.
말씀은 흔히 왜곡되고 말씀의 본의와 정신을 오히려 욕보이는 데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누구나 느끼는 부당한 인권탄압의 현실 앞에서도 별 문제의식 없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게 만들고, 또 가만히 있으라고 가르치기도 하는 것입니다.
또는 변화하거나 혁신할 필요가 없으며 해오던 대로만 하면 된다는 보수적 태도로 새로운 흐름이나 시대적 요청에 귀를 닫는 것이 말씀을 올바로 실천하는 것으로 간주하기도 합니다.
현실의 요청에 민감하게 깨어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실 속에 하느님이, 그 영이 살아있습니다. "언제 올 지 모릅니다."라는 말씀은 그 요청의 소리가 세상이 무시하고 간과하는 가난한 이들의 소리이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요? "주인이 언제 올 지 모르는" 사람들은 다른 이들이 아니라 바로 기득권을 쥐고 있는 이들뿐인 것은 아닐까요?
누구라도 힘을 갖게 되고, 누군가의 "위에 군림하게" 되면, "아래에 있는 이들"의 음성에 둔감해지는 것이 다반사니 말입니다.
복음(기쁜 소식)은 그러한 세상 질서의 "둔감함"을 넘어서는 데에서 실현되기 시작한다고 오늘 말씀은 전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