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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창작 : 바다 끝에 서다
  • 이종인
  • 등록 2015-09-12 15:27:57
  • 수정 2015-09-12 15: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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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끝에 서다



병들고 아픈 바다로부터

아이들이 떠밀려옵니다.

모래 위에 깨알 같은 이름을 남기고

훌쩍 떠납니다.


바다 끝에 서서 가만히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어른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싸늘한 주검처럼

무덤 안에 갇힌 일상(日常)은

대답 없는 아우성입니다.


미어지는 가슴이

거친 파도에 산산이 부서집니다.

막막한 그리움은 무참하게 덮입니다.


짧은 생(生)의 흔적만이

밀려오는 물결 아래로

꽃잎처럼 흩날립니다.




+ 시대창작 소개


“시대창작”을 통해서 시인은 시대를 논하고자 한다. 시대가 불편하다면 불편함을 기록할 것이고 시대가 아름답다면 아름다움을 표현할 것이다. 따뜻함이 우리의 삶에 가득하다면 시인의 시는 따뜻한 단어와 밝은 문장으로 가득찰 것이다. 다만, 시인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작정이다. 소통의 장으로, 공감의 장으로 역할을 수행하며 울고 싶을 때는 함께 울고, 웃고 싶을 때는 함께 기뻐하는 “시대창작”이 될 것이다.




[필진정보]
이종인 :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 전북 정읍에서 출생했으며 25살이 되던 해, 2000년에 『문학세계』 신인문학상(시 부문)을 수상하면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2014년, 세월호 미수습자를 위한 "생명과 정의의 도보순례단"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한 회의감에 빠졌고 창작 활동의 전환을 모색한다. 2015년 5월에 첫 시집, 『남은 길』(대장간)을 출간, 지금은 광주광역시 양림동에서 창작 활동에 매진하고 있으며 광주전남작가회의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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