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끝에 서다
병들고 아픈 바다로부터
아이들이 떠밀려옵니다.
모래 위에 깨알 같은 이름을 남기고
훌쩍 떠납니다.
바다 끝에 서서 가만히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어른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싸늘한 주검처럼
무덤 안에 갇힌 일상(日常)은
대답 없는 아우성입니다.
미어지는 가슴이
거친 파도에 산산이 부서집니다.
막막한 그리움은 무참하게 덮입니다.
짧은 생(生)의 흔적만이
밀려오는 물결 아래로
꽃잎처럼 흩날립니다.
+ 시대창작 소개
“시대창작”을 통해서 시인은 시대를 논하고자 한다. 시대가 불편하다면 불편함을 기록할 것이고 시대가 아름답다면 아름다움을 표현할 것이다. 따뜻함이 우리의 삶에 가득하다면 시인의 시는 따뜻한 단어와 밝은 문장으로 가득찰 것이다. 다만, 시인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작정이다. 소통의 장으로, 공감의 장으로 역할을 수행하며 울고 싶을 때는 함께 울고, 웃고 싶을 때는 함께 기뻐하는 “시대창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