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발견하다.
난 꿈속을 걷고 있었다.
누군가 일부러 흘린 것 같은
마른 풀잎 위로 뚝뚝 떨어진
젖은 이슬을 훔치며
마냥 힘없이 걷고 있었다.
난 이미 젖어 있었다.
짙게 드리운 그림자를 밟으며
갈수록 좁아지는 길,
빛이 사라지는 문을 향해
젖은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차갑게 얼어붙은 문,
문을 열면 빛이 있으리라.
빛이 나를 감싸게 되리라.
문은 이미 열려 있었다.
안으로 몸을 던졌을 때,
홀로 깊은 어두움을 맞으며
지그시 눈을 감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난 꿈에서 깨어났다.
적막 속에서 깊은 밤은
나를 향해 웅크리고 앉아 있다.
밀려오는 어두움에 몸을 맡기며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찾기 시작했다.
+ 시대창작 소개
“시대창작”을 통해서 시인은 시대를 논하고자 한다. 시대가 불편하다면 불편함을 기록할 것이고 시대가 아름답다면 아름다움을 표현할 것이다. 따뜻함이 우리의 삶에 가득하다면 시인의 시는 따뜻한 단어와 밝은 문장으로 가득찰 것이다. 다만, 시인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작정이다. 소통의 장으로, 공감의 장으로 역할을 수행하며 울고 싶을 때는 함께 울고, 웃고 싶을 때는 함께 기뻐하는 “시대창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