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꾀와 노림수
얼마 전에
자리싸움이 있었고
편 가르기에 몰두했던 걸 기억할 거야.
살 떨리는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내부의 적을 걸러내려는 수단으로 삼았지.
작업은 성공했고
하나로 결속시켰어.
자리가 정해지니까,
갑자기 역사 문제를 들고 나왔어.
이유는 뭘까?
왜! 역사책을 문제 삼았을까?
다음 해를 준비하면서
외부의 적을 선별하겠다는 속셈이었어.
서로를 식별하는 작업 말이야.
시기가 적절했거든.
아니, 이 시기가 아니면
어렵다는 판단을 했을 거야.
역사책을 편찬하는 작업은 시간이 걸리니까.
정해진 시기에 맞춰야 하니까.
생각 이상으로
잔꾀를 부린 셈이야.
문제는 우리를 너무 얕본 거지.
건드려서는 안 될 것을 건드렸어.
막상 뚜껑을 열었는데
드러난 적들이 너무 많은 거야.
거기다가 당황한 나머지,
아군마저 적으로 돌려세우고 말았지.
근데, 보이는 게 전부일까?
돌아가는 흐름을 보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 없었어?
마지막에는 누가 웃을까?
그들도 웃으면서 자축하겠지.
얼마 전에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역사책,
그들이 다시 기록한 역사책이
학생들 손에 쥐어질 테니까
+ 시대창작 소개
“시대창작”을 통해서 시인은 시대를 논하고자 한다. 시대가 불편하다면 불편함을 기록할 것이고 시대가 아름답다면 아름다움을 표현할 것이다. 따뜻함이 우리의 삶에 가득하다면 시인의 시는 따뜻한 단어와 밝은 문장으로 가득찰 것이다. 다만, 시인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작정이다. 소통의 장으로, 공감의 장으로 역할을 수행하며 울고 싶을 때는 함께 울고, 웃고 싶을 때는 함께 기뻐하는 “시대창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