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길다
별이 보이지 않는 밤이다.
하얀 백지 위에
끈적이는 입김으로
어둠을 기록하고 있다.
어둠, 그것은
세상이 빛에 취한 순간에도
바닥에 엎드린 채,
태양을 주시하고 있었다.
낮을 밤이라 부르고
밤이 세상을 뒤덮었을 때,
웅크린 몸을 일으켜
탐욕스러운 얼굴을 내밀었다.
밤은 어둠이었다.
숨이 막힐 듯한,
내일을 가늠할 수 없는,
서글픔과 고달픔에 짓눌린,
어둠은 고통이었다.
어둠을 마주하고
내가 몸부림치는 것은
새벽이 멀지 않아서가 아니라
밤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밤이 깊어 간다.
불을 밝히는 까닭은
나를 비추기 위함이 아니라
밤을 비추기 위함이다.
+ 시대창작 소개
“시대창작”을 통해서 시인은 시대를 논하고자 한다. 시대가 불편하다면 불편함을 기록할 것이고 시대가 아름답다면 아름다움을 표현할 것이다. 따뜻함이 우리의 삶에 가득하다면 시인의 시는 따뜻한 단어와 밝은 문장으로 가득찰 것이다. 다만, 시인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작정이다. 소통의 장으로, 공감의 장으로 역할을 수행하며 울고 싶을 때는 함께 울고, 웃고 싶을 때는 함께 기뻐하는 “시대창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