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제는 200여 일의 시청 앞 고공농성 중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농성장 앞에서 묵주기도를 바쳤다. 사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기도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고공농성장 앞에서 봉헌됐던 생탁-택시 노동자들을 위한 연대 미사의 강론에서 최혁 신부가 약속했다. 고공에서 내려오시면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함께 나누자고. 그 전에 고해성사를 받으셔야 한다는 말씀까지.
고공농성을 해제하고 송복남 씨는 최혁 신부를 찾았다. 그리고 27년 만에 고해성사를 봤다. 심정보 씨는 6년 만에 최혁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봤다. 두 노동자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두 노동자가 고공에서 내려온 후, 1월 28일 오후 7시30분에 부산가톨릭센터 3층에서 생탁-택시 노동자들을 위한 미사가 봉헌됐다. 미사를 마친 후 최혁 신부와 정우학 신부는 건강과 일정상의 이유로 미사에 참석한 심정보 씨는 먼저 보내드리고, 송복남 씨와 함께 삼겹살 파티를 했다. 두 신부는 노동자들에게 다짐했던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날 삼겹살 파티에는 천주교부산교구 사제와 부제 그리고 노동사목 식구들과 천사네 회원들이 함께 했다. 참 아름다운 풍경이었고, 그 풍경을 담을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