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의 반이민정책과 관련해 “어디서든 다리가 아닌 장벽을 세우는 사람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5박6일 간의 멕시코 사목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지카 바이러스, 교회 안 이혼과 재혼, 국경장벽 건설 등 다양한 주제로 기자회견이 열렸다.
교황은 태아에 영향을 미치는 지카 바이러스에 걸릴 가능성이 큰 사람은 피임을 하는 것은 괜찮다며, 반세기 전 교황 바오로 6세는 아프리카에 있는 수녀들이 성폭행 위협을 받았을 때 피임을 허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카 바이러스에 걸렸을 때 출산제한이나 낙태가 덜 사악한 것이 아니냐는 어느 기자의 질문에는, 이를 덜 사악한 것이라고 정당화할 수 없으며 낙태는 범죄라고 말했다.
한 기자가 어떻게 자비의 교회가 이혼하고 재혼한 사람보다 살인자의 죄를 더 쉽게 용서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교황은 “많은 사람들이 임신을 하게 되면 빨리 결혼을 결정하라는 압력을 받는다”며,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장 재임 시절 사제에게 임신으로 인해 결혼을 결정하는 예비 부부에게 평생 헌신할 준비가 될 때까지 결혼을 연기시키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2014년 반정부 시위를 벌이다 집단 피살된 멕시코 학생 43명의 가족과 만나기로 했지만 멕시코 방문 하루 전에 취소했고, 교황청 관계자는 취소 배경에 대해 교황이 한 집단에게 특혜를 주기 보다는 모든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피살 대학생 가족과의 만남 취소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교황은 자신도 그들을 만나고 싶었지만, ‘실종자’를 대표하는 모임들이 너무 많아서 대표성을 확보할 수 없었다고 직접 밝혔다.
최근 화제가 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미국 여성의 오랜 우정에 대해서는 “여성과 좋은 우정을 나눌 줄 모르는 남자는 자신의 삶에서 뭔가를 놓치고 있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사물을 다른 방식으로 보는 여성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향후 중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으며 알 아즈하르(al-Azhar)의 최고지도자인 아흐메드 엘-타엡(Ahmed el-Tayeb)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