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런던 김혜선 통신원] 의로운 일에 투신하는 사람을 위한 기도
  • 김혜선 런던 통신원
  • 등록 2016-06-07 10:17:56
  • 수정 2017-05-30 16:58:24

기사수정


▲ ⓒ 최진



주님!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교회를 비판하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사고를 당해 고통 받는 교회가 병든 교회보다 백 번 낫다고 생각합니다. 관리적인 교회로 전락해 작은 신자 집단만을 지키려고 하는 교회는 장기적으로 병든 교회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자기 집에만 칩거하는 목자는 진정한 양치기 목자가 될 수 없습니다. 그는 다른 양을 찾아나서는 대신 우리 안에 있는 양들의 털만 만져주는 미용사일 뿐입니다”


교황님은 성직자들이 목자가 아닌 관리자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하십니다. 또 우리 안에 든 99마리 양을 두고 한 마리 양을 찾아나서는 선한 목자의 비유를 들며, 이와 정반대 상황에 당면한 교회의 현실을 통탄해하셨습니다.


진리와 정의를 사랑하는 신념있는 사람은 혼자라도 옳은 일에는 주저없이 투신합니다. 선하고 의로운 일에 투신하는 사람은 외로움까지도 포용해야 할 때가 있음을 의식하고 있으며, 고독의 소용돌이 속에서는 자기 자신의 실존을 송두리째 의식합니다.


이들은 ‘왜 나 혼자서...?’ ‘왜 내가 이렇게 당해야 하나...?’ 따위의 질문은 되풀이하지 않습니다. ‘나만이라도...’ ‘나니까...’라는 태도로 절망의 벽을 뚫고 나아가는 힘은 신념있는 사람만이 지닐 수 있기 때문에 견딜 수 있습니다. 잘못된 공동체에 속한 위선자들은 신념있는 사람을 패배자로 낙인을 찍습니다.


벌거숭이로 십자가에 고독하게 매달려 국사범으로 처형되신 예수님을 보십시오. 뭇 사람들 눈에는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패배자였지만, 세상과 인류의 구원은 곧 이 패배자의 죽음으로 말미암았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사회나 교회 공동체나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남을 지배하고 억압하며, 참으로 능숙하게 짓밟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평등합니다. 서로의 관계는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가 아닙니다. 


어떤 차원에서든지 위에서 누르기보다는 눌리는 형제들과 함께 눌리고, 묶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묶인 사람들과 함께 하고, 사람을 죽이는 위력을 지니기보다는 차라리 죽음을 당하는 형제들의 저항없는 죽음에 동참하기를 원하는 신념있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가식이 쌓여 두꺼운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신앙을 전하려는 사람은, 양식이나 신학이 걸치고 있는 허례허식의 겉치레 옷을 갈아입기만 하는 분장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문제의 핵심이 있음을 통찰할 줄 알아야 합니다.


“눈은 한 가련한 거지를 보여주지만 신앙은 그 안의 예수를 보여줍니다. 귀는 모욕과 박해의 소리를 들려주지만 신앙은 ‘기뻐하고 춤추라’고 노래를 읊조립니다. 혀는 누룩없는 빵을 맛보게 하지만, 신앙은 주님의 몸과 영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오랫동안 머물던 런던한인공동체에서 벗어나 영국 로컬 성당에서 기쁜 마음으로 참진리를 배워가고 있는 주님의 벗이 주님께 기도드립니다.


주여, 저로 하여금 길이신 당신을 알고 당신 안에 늘 함께 살게 하소서. 아멘!




[필진정보]
김혜선 : 안동교구 소속 런던 해외교포 사목 평신도이다. 런던한인성당 신앙의 길잡이 계간지 하상(구)편집인, 런던 특파원이다.
TAG
키워드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