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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 부끄러운 교회의 민낯
  • 김혜선
  • 등록 2018-03-16 11:36:05
  • 수정 2018-03-19 14: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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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혜선


어느덧 세월이 흘러, 봄이 돌아와 사십 일 재계 시기 다가왔으니 교회의 신비로운 전통에 따라 마음을 가다듬어 재를 지키세


사순시기의 찬미가는 봄과 함께 시작된다. 꽃나무에 새순이 돋아나는 봄바람의 신선한 자연을 닮아, 부끄러웠던 교회도 새롭게 정화시켜 재계를 지키기를 권고한다.


잘못된 권위와 숨김에만 급급할 때 종교이탈자는 늘어만 갈 것이다. 화장기 없는 순수한 민낯으로 진지하게 성찰하여야만 교회의 불의와 고난은 극복할 수 있으며, 세상 사람들은 세상 속에 권력화되어 있는 교회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 ⓒ 김혜선


약한 이들의 편에 서서 정의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세력 있는 이를 두둔하며 가재는 게 편이 되는 잣대는 부끄러운 교회의 민낯을 보일 뿐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약한 이들에게 권력의 힘을 이용하여 짓밟고 오만하게 불편한 진실을 거짓으로 내 비추는 교회는 부끄러워해야 한다.


부끄러운 교회와 신앙인들은 주변에 깔려 있다.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할 것은 ‘아니오’라고 확고하게 말할 수 있는 이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


피맺힌 피해자들이 숨어 사는 세상은 끝나야 한다. 그동안 세상은 가해자들의 세상이었다. 가해자들에게 길들어 온 세상은 변하고 있다. 오랫동안 길든 교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감당하기 힘들어 교회를 떠났던 형제자매들은 다시 돌아와 자성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강철로 둘러싸여 있는 요지부동의 교회가 바로 일어서려면, 슬프지만 올바른 말을 하다 정직된 사제가 많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썩은 각각의 교구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그 밑바닥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닌 것은 아니라며 말할 수 있는 용기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의기투합하여 함께 깨어 있어야 한다.


▲ ⓒ 김혜선


사제는 소통할 수 있는 동료 사제가 필요하다고 한다. 신자는 깨어 있는 신자가 필요하고, 깨어 있는 신자는 올곧은 성직자와 수도자가 필요하다.


교회는 교무금과 판공성사를 신자들의 의무라며 강요한다. 그렇다면 교회의 의무와 사명은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 석연치 않은 불투명한 재정과 영성이 없는 겉핥기식 앵무새 고해성사가 무슨 의미가 있으며 교회는 가난한 이들에게 무엇을 해주었는가. 가난한 교우들을 공동체의 한 일원으로 감싸 안아주기는커녕, 오히려 업신여기고 내쫓지는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또한,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교우들의 입을 막기 위해 공동체는 깡패 집단으로 둔갑하여 그들을 내쫓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혼자 주님을 평생 섬기며 서원하는 사제와 수녀의 역할은 왜 평등하지 않을까?


사제들만 전통적으로 존엄하게 계승되고 있는 특권의 성역이 성찬 전례에 있기 때문이다. 사제 없이는 미사집전을 할 수 없다. 사제가 구심점이 될 수밖에 없는 체제 안에서 수도자와 평신도는 자연스럽게 조직원으로 구성되는 것이다. 조직원의 구성에서 막중한 임무는 당연히 수녀와 여신자의 몫이 크다.


▲ ⓒ 김혜선


교회공동체를 이끌어가려면 세심하게 사제의 손과 발이 되어 줄 순명의 수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느님을 섬긴다는 미명 아래 사제의 수족을 돕는 역할을 수녀와 여신자는 남편이 있는 여인의 생활을 고스란히 가정에서 이동하여 교회라는 틀 안에 메어놓는다는 기막힌 사실이다.


미투운동이 활발한 시대에 살고 있다. 교회도 변화의 물결이 파도쳐야 할 것이다.




[필진정보]
김혜선 : 안동교구 소속 런던 해외교포 사목 평신도이다. 런던한인성당 신앙의 길잡이 계간지 하상(구)편집인, 런던 특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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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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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johwa2018-03-20 08:08:46

    가슴 한 켠 응어리져 있었던....
    그래서 어찌해볼 수 없는 무력감에 가슴시린 이 꽃샘추위 속에서
    너무나 뻐저리게 공감되는 이 글이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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