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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대구대교구, 죽지 않으면 부활 없다”
  • 최진
  • 등록 2017-04-14 17: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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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부활 대축일을 앞두고 ‘대구시립희망원인권유린및비리척결대책위원회’(이하 희망원 대책위)가 14일 희망원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부활절 논평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희망원을 37년간 운영해온 대구대교구가 자신의 잘못을 책임지는 죽음을 통해 쇄신된 교회로 부활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책위는 세월호 3주기에 맞는 부활절이 참으로 놀라운 은총이지만, 대구지역 시민들은 희망원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희생자들 때문에 부활의 기쁨을 온전히 느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시설에서 죽어간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풀고자 해도, 시설 운영 주체인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이를 방해하고 있어, 진실규명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세상은 교회가 세상을 걱정해주길 바라고 있고, 교회에 의지하고 싶지만, 현실은 세상이 천주교회를 걱정하고 있다.


대책위는 “대책위의 무수한 면담 요청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정치인은 만나 사진을 찍는 조환길 대주교의 모습은 죽음은 외면한 채, 부활을 기다리는 모습 같아서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일갈했다. 


▲ ⓒ 최진


이어 “교구 사제가 가난한 이들의 세금을 도둑질해 구속돼 있고, 사회사목담당 주교대리 신부가 인권침해로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수녀가 횡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많은 동료 수녀들이 응원을 오고 있다. 성직자들은 전관 변호사를 선임하지만, 생활인 피고인은 국선변호사에 맡긴다. 운영에서 물러나겠다던 교구는 수탁기관이 선정되지 않았다며 책임감을 운운하며 계속 희망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환길 대주교가 발표한 부활 메시지도 문제가 됐다. 대책위는 “부활 메시지를 읽고 또 읽으면서도 공허하기 짝이 없음을 새삼 느낀다”라며 “교구는 희망원 사태가 일부 나쁜 사제가 저지른 일인 양 유체이탈 화법을 쓰고 있는데, 세월호처럼 희망원도 천주교의 은폐와 조작으로 진상규명조차 제대로 안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짚었다. 


누구보다 대주교가 먼저 죽어야, 참 부활의 기쁨이 이 땅의 시민과 교구 신자에게 전해질 것이다. 죽음이 없으면 부활은 없다.


대책위는 죄에 대한 협력의 범위를 다루는 가톨릭교회교리서 1868항을 언급하며, 조환길 대주교와 희망원 성직자들이 희망원에서 발생한 죄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가톨릭교회 교리서에는 ‘죄에 직접, 고의적으로 관여’하거나, ‘죄를 명령하거나 권하거나 칭찬하거나 승인’, 혹은 ‘죄를 알릴 의무가 있을 때 알리지 않거나, 막을 의무가 있을 때 막지 않음’도 죄에 협력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라며 “특히 악을 행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도 죄에 협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가톨릭교회가 가난한 자의 돈으로 배를 불린 재단 재산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사회와 국가에 환원하고 ▲세상의 언론이나 돈벌이에서 손을 떼며 ▲대책위의 면담 요구를 피하지 말고 응답하고 ▲세상의 법정보다는 하느님 앞에 고백하고 희생자들과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사도 바오로가 그리스도와 고난을 나누고 함께 죽고 부활하길 바랐던 것처럼 대구대교구가 죽음을 통해 다시 부활하는 은총을 입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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