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던 소성리 마을은 지난해 7월 정부가 사드배치 부지로 발표하면서 하루하루가 긴장이고 투쟁이 삶이 되었다.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배치 반대 집회가 열리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이 자리를 지키고 앉아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소성리 주민이 된다.
고마운 마음에 국수며 음료수며 아끼지 않고 서로 나눈다. 모여서 하나 되고, 먹으면서 투쟁의 힘을 기른다는 소성리 주민들이다.
원불교 ‘구도의 길’ 진밭교 일대는 경찰병력이 배치돼 이제는 통행할 수 없다. 수행도 경찰이 막아서면 할 수 없는 시절이라며 원불교 신자들은 길머리에서 깊은 한숨을 내 뱉는다.
주민들이 길을 막으니. 사드에 필요한 연료와 물자들을 헬리콥터가 하늘 길로 나른다. 소성리 주민들은 하늘이 원망스럽다. 그러나 오늘도 그 하늘에 대고 간절한 기도를 올린다.
매주 월요일 오후 3시 진밭교 평화교당 앞, 매주 수요일 오후 1시 평화계곡 피정의 집 경당에서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미사’가 봉헌된다.
성호경 긋는 원불교 교무, 원불교 교당 지키는 천주교 사제, 소성리에 가면 ‘종교’의 테두리를 무색케 하는 신앙이 이미 이곳은 ‘성지’였노라고 선언하고 있다.
연일, 집회와 단식농성에 철야 기도가 이어지지만 소성리는 ‘사드’만 빼면 이미 평화의 땅, 평화지킴이 가득한 성지다.
노 싸드, 노 워, 저스트 피쓰! No THAAD! No War! Just Peace!
“싸드 됐고! 전쟁 됐고! ‘평화’ 오라!” 짧고 굵은 외침이 소성리를 넘어 전 세계를 울리는 날이 곧 오리라며 주민들은 오늘도 힘차게 싸운다.
(사진촬영=곽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