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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경찰’ 되려면 ‘정치경찰’ 역사부터 사과해야 - 인권·시민사회단체들 ‘경찰 인권과제 촉구’ 기자회견
  • 최진
  • xlogos21@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7-06-02 18:32:19
  • 수정 2017-06-02 18: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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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30여 개의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이 어제(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출처=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새 정부로부터 ‘인권 경찰’ 숙제를 받은 경찰이 그동안 저질러왔던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반성 없이 새 개혁 방안을 내놓자, 시민사회가 이를 지적하고 나섰다. 


천주교인권위원회와 4·16연대, 백남기투쟁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30여 개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 친화적 경찰이 되겠다는 선언 이전에 인권침해 역사에 대한 진상조사와 공식적인 사과, 그리고 책임자 처벌을 선행하라”고 촉구했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권침해 이미지를 불식시킬 방안을 마련하라’는 숙제를 내자마자, 바로 다음 날부터 인권 친화적 경찰을 구현하겠다며 여러 방안을 내기 시작했다.


경찰청 인권보호담당관은 “앞으로 집회 현장에 경찰력, 살수차, 차벽을 배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경찰청은 “인권 친화적 인식과 태도로 집회시위 대응방식을 전환하겠다”고 국정기획위원회에 보고했다. 


하지만 시민사회는 경찰의 갑작스러운 태세 전환을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경찰은 국내외 인권단체가 인권침해 문제를 지적할 때마다 ‘정당방위’만을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사상자는 발생했지만, 경찰의 사과는 없었던 집회·시위가 지난 9년간 이어져 왔다. 


▲ 지난해 7월 7일, 4·16연대와 백남기농민대책위, 유성범대위는 경찰이 유성범대위와 4·16연대 농성장에서 영정과 현수막, 깔판 등을 탈취한 행위가 위법한 공권력 행사라고 규탄하며 ‘경찰폭력 규탄의 날’ 집회를 열었다. ⓒ 최진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되는 집시법, 채증 남발, 통제되지 않는 물대포, 시위자들을 봉쇄하는 차벽, 집회참가자에 대한 기소와 벌금 폭탄 등은 그동안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이 경찰을 향해 계속해서 지적해온 인권침해 문제들이다. 


특히, 경찰은 하루 만에 ‘인권 경찰’ 숙제를 해치우면서 정작 시민사회가 요구해왔던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공식적인 사과, 책임자 처벌 등은 빼먹었다. 경찰이 알맹이 없는 몇 가지 조치를 내세워 생색내기로 인권 숙제를 마칠 것이라는 시민사회의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시민사회는 “경찰의 진정성이 의심스러운 것은 과거 인권적 원칙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던 경찰이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인권을 말하며 개혁을 포장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인권 친화적 경찰이 되겠다는 선언에 앞서, 인권침해 역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 및 공식적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선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경찰특공대 투입으로 목숨을 잃은 용산 철거민들, 송전탑과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치워지는 대상이 됐던 강정·밀양 주민들, 차벽과 물대포를 마주해야 했던 세월호 유가족들, 몸을 가눌 수 없는 수압의 물대포를 맞아야 했던 민중총궐기 참가자들, 그리고 다시는 눈을 뜨지 못하신 백남기 농민, 그리고 집회·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휘두르는 곤봉에 맞거나 수백만 원 벌금을 물어야 했던 시민들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라며 “정권 보호를 목적으로 인권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며 공권력을 사용한 경찰 관계자들이 지난 9년간 강경 진압 후 승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도 잊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시민사회는 경찰의 인권수행 과제로 ▲인권침해 역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공식적 사과, 책임자 처벌 ▲국제인권기구와 국가인권위 권고 이행 ▲무차별적 개인정보 수집 및 사찰을 중단 ▲집회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인권대책을 시행 ▲인권 존중이 가능한 구조적 개혁 실행 등을 제시했다. 


시민사회는 “경찰은 그동안 중앙집권적 조직을 바탕으로 시민에게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집권세력 이익을 위해 운영돼왔다”라며 “경찰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은 일제강점기 순사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정치경찰’이라는 불신의 역사다. 국민에게 강요했던 ‘엄정한 법 집행’을 자신의 공권력 남용 역사에 비춰봐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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