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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김혜선 통신원] 우리는 왜 사는가?
  • 김혜선
  • 등록 2017-06-16 14: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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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 김혜선 통신원


런던브리지 테러를 포함해 올해 3월 이후 영국에서는 테러가 3차례나 일어났다.


3월 22일엔 영국 의회 앞에서 차량 돌진 테러가 일어나 6명이 숨졌고, 두 달 뒤인 5월 22일에는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세계적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가 끝난 뒤 폭탄이 터져 22명이 숨지고 116명이 다쳤다. 


6월 14일 오전 1시 무렵에는 영국 런던 서부 켄싱턴의 24층 아파트 그렌펠타워에서 화재가 났다. 현재까지는 스스로 건물에서 빠져나온 사람들 외에 수많은 이들이 희생되었으리라는 추측만이 무성한 가운데 있다. 참으로 슬프고 안타까운 일들이 아침에 일어나면 밤새 안녕을 고하고 있다.


▲ (사진출처=NBC)


런던 서부 켄싱턴은 런던시내 요지로써 부촌이 밀집해 있는 부자 동네다. 빈곤한 임대아파트인 그렌펠타워에 거주하는 이들은 가난한 사람들이다. 풍요롭고 여유로운 동네 안에는 낡고 좁은 옛날 고층 건물이 어떤 의미를 상징하는 듯 우뚝 서 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무슬림들을 비롯하여 비록 가진 것 없지만 각종 세계인종들이 각자 원대한 꿈을 갖고 모여 살고 있는 따뜻한 공간이기도 하다. 그런 보금자리에 몸을 뉘여 고단한 하루를 마감하고 곤히 잠든 이들이 활활 불타오르는 건물 안에 갇힌 채 죽음을 맞이했다.


우리는 왜 사는가?


늙어가기 위해 살고, 다음 생을 준비하기 위해 살고, 지구라는 작은 공간에 갇혀 만남과 헤어짐을 그리고 사랑과 헤어짐을 배우고 가는 좋은 공부터라는 페북 친구의 글이 새삼 와 닿는 요즈음이다.


▲ ⓒ 런던 김혜선 통신원


우리는 왜 사는가?


정답은 없다. 단지 보다 가치 있는 인생이 어떤 것인가를 생각하며 살 뿐이다.


테러리스트가 몰고 온 무자비한 공포 속에서 또한 화마로 이웃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고자 런던 시민들은 그들만이 간직한 굳건한 정신으로 빛을 지키며 굴하지 않고 절실한 기도로 이겨내고 있다.


▲ ⓒ 런던 김혜선 통신원


네티즌들도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 런던을 위한 기도(#Pray For London)와 런던을 위한 소파(#Sofa For London)등의 해시태그를 걸고 잠자리와 옷, 음식 등을 제공하며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


잘 나갈 때는 주변의 사람들로 들끓겠지만 추락할 때는 가장 가까이에 있었던 벗조차 자기 살기 위해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인간의 솔직한 모습이다. 인간이 갖고 있는 욕망의 현상이며 약점이며 강점을 탓하지는 않으련다.


시뻘건 불이 성을 내며 무섭게 건물 전체를 휘감고 있는 한 모퉁이에 서서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는 가난한 한 여인에게서 내 모습을 발견한다.


조명이 꺼진 어둠의 한 모퉁이에 외로이 서 있을망정, 화려한 조명이 나를 지탱하는 것이 아니라 조명 없는 어둠이 오히려 나를 지탱해주고 나의 모남을 깎아 다듬어 어둠 속에 빛을 비추는 정의로운 세상과 사회와 교회를 끊임없이 기다리면서 말이다.



[필진정보]
김혜선 : 안동교구 소속 런던 해외교포 사목 평신도이다. 런던한인성당 신앙의 길잡이 계간지 하상(구)편집인, 런던 특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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