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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선열 묘역 효창공원, 그저 공원으로 괜찮은가
  • 박효정
  • 등록 2017-08-29 16:22:52
  • 수정 2017-08-29 16: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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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26일, 효창원에서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가 안중근의사 순국 107주년 추모식과 함께 생가 복원 선언식을 진행했다. ⓒ 곽찬


안중근 의사는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1등급) 서훈자다. 그러나 안 의사의 가묘는 현충원 국립묘지가 아니라 효창공원에 마련돼 있다


효창공원의 원래 이름은 효창원 (孝昌園)으로, 정조의 원자인 문효세자와 의빈 성씨의 무덤이었다. 일제 강점기 때 서삼릉으로 강제 이장된 후 효창공원이 되었고 일본군의 숙영지와 비밀작전지로 사용됐다. 해방 후 백범 김구 선생께서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등 독립운동 3의사의 유해를 모셔와 이곳에 안장했고 안중근 의사의 가묘도 만들었다. 1948년 임시정부 요인인 이동녕, 차이석, 조성환 선생의 유해를 모셨고, 1949년에는 김구 선생도 이곳에 안장됐다.


▲ 3의사의 유해를 모시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가운데부터 이강훈, 윤남의, 최석봉, 김구. (사진출처=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이처럼 효창공원은 독립 운동가들의 성지다. 그러나 효창공원은 국가보훈처가 아닌 서울 용산구청에서 공원 업무의 일환으로 관리한다. 역사적으로도 대우가 변변치 못했다. 이승만 정권은 1960년 연못이 있던 곳에 운동장을 지었고 사람들은 효창공원이 아닌 효창운동장이라 불렀다. 이곳에 독립 운동가들이 안장되어 있다는 사실도 잊혀졌다. 박정희 정권 때에는 현재 열사들의 사당 자리에 골프장을 만드는 공사를 추진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공사는 중단됐지만 대신 근처에 북한 반공 투사 위령탑과 대한노인회관을 세웠다.


▲ 열사들의 사당인 의열사와 의열문 ⓒ 박효정


비가 조금씩 내리던 지난 10, 직접 효창공원에 다녀왔다. 효창원과 백범김구기념관 역사탐방을 위해서다. 버스를 타고 공원 후문에 도착했는데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을 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어린이 놀이터도 있었고 최근 개장한 물놀이장도 있었다. 예상했던 숙연함은 없었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효창원의 역사적 의미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다면 만족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근방 주민들에게는 근린공원으로 익숙한 탓일까. 묘소 주변은 한산했다. 역시나 애국선열들은 사적 제330호로 지정된 효창공원에서 국가적 차원의 예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 효창공원 후문 ⓒ 박효정


다행히도 최근 효창공원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5년 전,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는 공당 후보로서 처음으로 효창공원을 방문했다. 2년 후에도 당 대표로서 최초로 효창공원 안중근 의사 의거 행사에 참석했다. 그리고 지난 15, 72주년 광복절(光復節) 기념식이 열렸다. 취임식 행사 때도, 광복절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어김없이 효창공원을 찾았다.


대한민국 보훈의 기틀을 완전히 새롭게 세우고자 합니다.


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 같이 말하며 임시정부기념관 건립 계획을 밝혔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효창원의 역사와 의의를 다시 새길 필요가 있다. 애국선열 묘역 효창공원은 그저 공원으로 괜찮은가?


공원(公園) : 국가나 지방 공공 단체가 공중의 보건·휴양·놀이 따위를 위하여 마련한 정원, 유원지, 동산 등의 사회 시설 표준국어대사전 


▲ 삼의사묘. 왼쪽부터 안중근 의사의 가묘,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의사의 묘 ⓒ 박효정



안중근 평화기자단 - 박효정 인턴기자


[필진정보]
안중근 평화기자단 : 마지막 순간까지 동양평화를 염원했던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며, 글과 영상 등의 컨텐츠를 제작해 통일과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가는 <안중근의사 기념사업회 - 청년안중근> 소속 기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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