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다.
이는 안중근 의사가 사형 집행 전날, 자신의 간수였던 일본 헌병 치바 도시치에게 써준 유묵이다.
1909년, 안중근 의사는 조선 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고 중국 뤼순 감옥에 수감된다. 당시 치바 도시치는 안중근 의사에게 분노하던 평범한 일본인이었다.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예방하는 것이 진정한 군인 정신이다.
치바 도시치는 진심으로 조국의 운명을 걱정하고 평화를 이야기하는 안중근 의사를 보며 점차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됐다. 결국 치바 도시치와 안중근 의사는 국경을 뛰어넘어 깊은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됐다.
그간 보여준 친절 마음 속 깊이 고맙게 생각하오. 동양에 다시 평화가 찾아와 한일간 우호 관계가 회복될 때, 다시 태어나 반갑게 만나기로 하세.
눈물로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치바 도시치는 결국 스스로 제대하기로 결심했다.
선생님, 진심으로 용서를 빕니다. 앞으로 선한 일본 사람이 되도록 생을 바쳐 정진하겠습니다.
그는 고향에서 철도원으로 일하며 1934년 당시 49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안중근 의사의 위패를 모셔 마지막 약속을 지켰다. 아내 치바 기츠요 또한 1965년 74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치바 도시치의 유언에 따라 위패를 모셨다.
그들의 우정을 기념하기 위해 1981년, 사찰 내에 현창비가 건립됐다. 당시 미야기현 지사였던 야마모토 소이치로 씨는 "안중근 의사의 기일을 맞아 한일양국의 영원한 우호를 기념하며"라는 글을 비석에 새겨 한일 우호를 강조했다. 그리고 이들은 1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의식을 행한다.
적군 군인마저 감복하게 할 만큼 동양 평화에 대한 굳은 신념과 의지를 가지고 있었던 안중근 의사. 정작 우리는 그의 정신과 업적을 충분히 기리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다.
안중근 평화기자단 - 신혜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