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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화 만들어낸 이들이 복음 선포의 주역
  • 신성국
  • 등록 2018-03-15 12: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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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5, 1-18절의 벳자타 표징 사건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수는 안식일 규정을 어기고 병자를 치유했다는 이유로 유대인들로부터 박해를 받는다. 유대인들이 예수를 고발하는데,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예수는 안식일에 병자에게 일을 시켰다. “네 들것을 들고 가라” 둘째, 하느님을 자기 아버지라고 했다. “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 셋째, 예수가 하느님처럼 일 한다고 함으로써 하느님과 자신을 동일시했다.

 

안식일에는 어떤 치유 행위도 할 수 없는 규정 때문에 예수를 박해한 것이다. 안식일은 본디 하느님의 창조와 구원을 기념하기 위한 축제였다. 하느님은 안식일에도 멈추지 않고 일을 하시는데, 창조하는 일과 구원하는 일이다. 그래서 아들은 아버지를 본받아 그렇게 일을 했다.


유대인들은 병자의 고통과 치유에 대해 관심이 없다. 유대인들이 벳자타 병자 치유 사건에서 예수에게 하는 질문의 핵심은 치유가 아니다. ‘안식일의 준수 여부’였다. 예수께서 안식일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고발당하고 박해를 받기 시작했다. 

   

오늘날 종교가 형식 논리에 빠져서, 신앙의 본질에 대한 관심보다는 교회규정과 격식에 매여 있는 경우가 많다. 하느님이 원하시는 일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행하는 일이 최선이다. 그러나 규정과 형식에 얽매여 사람을 살리는 일, 구하는 일, 자유롭게 하는 일, 사랑하는 일을 방기한다면 예수를 박해하던 율법주의자들과 다를 바가 없다.


북한과 미국 간의 극단적 대결로 인해 한반도 8천만의 운명이 사느냐, 죽느냐? 갈림길에선 풍전등화의 형국임에도 교회는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태평천하다.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일에 혼신을 다해 불철주야 애쓰시는 예수가 본을 보여주셨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만사태평이다. 분단 교회의 모습치고는 안일무사주의가 팽배하고 심각하다. 


생명 문제에 안이하게 대처하는 교회 지도자들은 복음 선포의 주역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남북간, 북미간의 대화와 평화를 성사시키려는 사회의 지도자들에게서 복음이 선포되고 있다. ‘반드시 사람을 살리라’는 주님의 명령을 따르는 자들은 교회가 아닌 세상임을 간파하며 하느님은 세상 안에서 일하고 계심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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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정보]
신성국 : 천주교 청주교구 소속으로 마리스타 교육수사회 파견사제다. 현재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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