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7장의 마지막 부분이다.
유대교 지도자들이 예수를 잡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성전의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성전 경비병들에게 “어찌하여 그를 잡아 오질 않았느냐?”고 소리쳤다. 그들은 예수를 사기꾼이라 여겼고 예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은 자기들을 ‘엘리트’, ‘백성들의 지도자’로 자인하면서 백성들은 자기들의 가르침을 배워야 한다고, 자기들이 만든 이데올로기에 복종해야 한다고 강요했다.
예수는 종교의 이데올로기를 거부했고, 그것을 적폐로 여겼다. 종교 지도자들은 자기들이 만든 도그마는 실행하지 않으면서 백성들에겐 반드시 지켜야할 계명으로 강조했다.
과거 예수 시대의 유대교 뿐 아니라 오늘날 종교도 변함이 없다. 온갖 좋은 말과 이론으로 종교적 도그마를 만들어 놓고는 실제로 지키는 사람은 힘없는 신자들이고, 종교 지도자들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가며 다 빠져나간다. 성전의 사제들과 바리사이파들이 예수가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 사람들을 속이는 자들은 그들이다.
예수는 하느님 말씀과 뜻을 철저히 지켰지만 성전의 사제들은 권력욕과 탐욕을 채우기 위해서 율법을 이용하기만 했다. 율법을 앞세우지만 실제로는 백성들을 율법의 노예로 만들고 이득을 취하는 짓을 서슴지 않았다. 예수는 그들의 속셈을 다 알고 계셨고, 백성들이 그들에게 속지 않도록 여러 말씀으로 가르쳤다.
사제들은 예수가 자기들의 속셈을 다 알고 있으니, 즉 율법 장사를 하면서 백성들을 등쳐먹고 있음을 예수가 알고 있으니, 예수를 잡아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성전의 경비병들에게 예수를 잡아오라고 했지만 경비병들은 예수의 말씀이 더 옳다는 판단을 했고, 잡지 않았다. 사람들이 눈을 뜬 것이다.
지난 6월 13일 지방선거가 있었고 이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완전히 참패했다. 대구 경북 지역에서만 겨우 몇 석을 건지고, 전국의 모든 지역에서 몰락했다.
자한당의 몰락은 분단 70년간 국민들을 속인 결과였다. 그들의 이념은 가짜 보수였고 그들의 안보는 거짓 안보였다. 그들의 민생은 오직 부자들을 위한 경제였다. 그들의 공약과 정책은 선거철에 표를 얻기 위한 사기공약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은 자한당에게 속지 않았다. 한국 사회에서 보수 선수를 교체한 것이다.
사실, 이념지형으로 보면 더불어 민주당이 보수당이다. 민족과 공동체를 우선하는 당이 보수당이고, 자한당은 민족도 공동체도 없고 사리사욕만 누리겠다는 수구집단에 불과하다. 그들에겐 민족 개념도 없고, 한반도의 평화도 없고, 국민들 민생도 없다. 오직 분단과 냉전, 반공 이데올로기로 장사하는 양아치 집단이다.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라는 우두머리를 모셔놓고, 국민들을 무시하고, 짓밟고, 기만한 수구세력이다.
한국 종교도 별 수 없다. 자한당 같은 수구 집단이 70년이란 오랜 세월동안 집권하고, 힘을 발휘한 배경에는 종교도 한통속이었다는 것이 여실히 증명되었다. 종교가 부정한 권력과 야합하고, 그들에게 떡고물을 얻어먹고, 지지해주었으니, 그들은 손쉽게 정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자한당은 국민적 신뢰를 잃어버렸다. 그렇다면 종교는 과연 국민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가? 신뢰를 잃어버린 종교에 대한 무관심, 더 이상 세상에 희망을 주지 못하는 종교는 국민들로부터 버림받게 된다. 종교가 지금처럼 집단 이기주의에 매몰된다면 프랑스 몽마르뜨 언덕에서 시민들에게 돌에 맞아 비참하게 죽어간 성직자들의 역사가 되풀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역사는 오늘의 교훈이다. 자한당이 권력에 취해서 오만하고, 국민들을 기만하다가 결국 국민들에 의해 철저하게 응징을 당한 것처럼, 종교 지도자들도 교만함과 권력에 취해 복음적 식별력을 상실한다면 시민들의 심판은 가혹하기만 할 것이다. 자한당의 궤멸을 보면서 한국 종교도 심판의 신호탄이 온 것을 깨달아야한다. 지금은 결단을 내리고 결행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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