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은 지난 12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황청 개혁을 보좌하는 추기경 자문단(The Council of Cardinals, 이하 C9) 위원 중 교황청 경제사무국 장관 호주 조지 펠(George Pell) 추기경과 칠레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에라주리즈(Francisco Xavier Errázuriz) 추기경 및 콩고의 로랑 몽셍궈 파싱냐(Laurent Monsengwo Pasinya) 추기경이 C9에서 퇴임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그렉 버크(Greg Burke) 교황청 공보실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세 추기경에게 “지난 5년간 해준 노력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퇴는 몽셍궈 추기경을 제외하면 모두 성범죄 관련 비리로 인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었던 추기경들이다.
조지 펠 추기경의 경우 성범죄 혐의로 기소 처분이 내려진 2017년 6월 이후 휴직계를 내고 호주로 돌아가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공석이 1년이 훌쩍 넘은 만큼 C9 안에서도 문제가 제기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소식과 함께 호주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조지 펠 추기경은 1심에서 성범죄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았다. 특히 펠 추기경은 1996년 두 남아 성가단원의 학대와 관련한 5개의 혐의에 대해 만장일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한편, 에라주리즈 추기경은 올 초 벌어진 칠레 가톨릭교회 성직자 성범죄 파문 당시 대표적 사건인 ‘카라디마 사건’ 피해자들에 의해 칠레 산티아고 대교구장으로서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에라주리즈 추기경은 이미 지난 11월 14일 C9에서 사임할 것이라는 의사를 칠레 현지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에라주리즈 추기경은 실제로 지난 제15차 세계주교대위원회가 열리던 기간에 소집된 C9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에라주리즈 추기경의 C9 사퇴 소식에 카라디마 사건 피해자 후안 카를로스 크루즈(Juan Carlos Cruz)는 “피해자들에게는 희소식이요, 에라주리즈에게는 나쁜 소식”이라며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교황청은 추가 위원 임명은 없을 예정이라고 밝히며, C9이 1988년『착한 목자』(Pastor bonus) 이후 처음으로 발표될 교황청 구조 개편 관련 교황령인 ‘복음을 선포하라’ (Predicate evangelium)의 막바지 작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