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8일 교황청이 각국 가톨릭교회 주교회의의 성직자 성범죄 처리 가이드라인 마련과 개정을 지원하는 테스크포스(TF :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위원회)를 설치했다.
이번 TF 설치는 2019년 2월 성직자 성범죄 해결을 위해 전 세계 주교회의 의장을 소집한 특별 회의에서 결의한 내용에 따른 것이다.
직전에는 이러한 결의에 따라 성범죄에 관한 새 자의교서인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를 발표하기도 했다.
교황청 국무원 국무장관 관할에 놓인 이 TF는 우선 2년간 운영된다. 이 TF에는 교황청 국무장관 페냐 파라(Edgar Peña Parra) 대주교, 인도 봄베이 교구장 오스왈드 그래셔스(Oswald Gracias) 추기경, 시카고 교구장 블레이스 수피치(Blase Cupich) 추기경, 몰타 교구장 겸 신앙교리성 차관보 찰스 시클루나(Charles Scicluna) 대주교와 미성년자보호평의회 위원이자 그레고리오 대학 미성년자보호연구소 소장 한스 졸너(Hans Zollner) 신부가 참여한다.
이 중 수피치 추기경은 미국 고위성직자들 중에서도 특히 인권 신장과 더불어 미국 가톨릭교회에 독립 성범죄 신고기관 설립을 주장하며 적극적으로 성범죄 퇴치에 앞장서 왔다. 시클루나 대주교 역시 2018년 가톨릭교회 성직자 성범죄 고발의 불씨를 당겼던 ‘카라디마 사건’이 일어난 칠레 사태를 잘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교황청에 따르면 이 TF는 “주교회의, 종교 교육기관 및 수도회의 요청에 따라 신앙교리성이 발표한 지침과 현재 발효 중인 자의교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에 부합하는 미성년자 보호 가이드라인 마련과 개정을 지원”하지만 “그럼에도 가이드라인 자체는 각 주교회의, 종교 교육기관 및 수도회의 권한과 책임으로 남아있다”고 규정했다.
이외에도 TF에는 몰타 가톨릭교회에서 성직자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해온 앤드류 아조팔디(Andrew Azzopardi) 박사를 비롯해 교회법 전문가들이 함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각국 주교회의, 종교 교육기관 및 수도회는 메일(taskforce@org.va)을 통해 가이드라인 마련에 대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아조팔디 박사는 “가이드라인 작업은 4년 또는 5년마다 다시 이루어져야 한다”며 성직자 성범죄 예방 가이드라인의 주기적인 개정과 실효성 검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는 법령의 추이를,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의교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의 추이를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변화해나가는 성범죄 관련 연구를 파악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2월 회의 결과에 따른 결의 중 현재까지 자의교서 발표와 테스크포스 설치가 완료된 만큼 성직자 성범죄 발생 시 주교들의 행동지침 마련만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