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에 대한 개신교인들의 인식은 어떠할까?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김영주)이 이와 관련한 인식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5일 이후 전광훈 목사와 일부 개신교인들의 행동으로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교회 및 개신교인들의 움직임을 알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연구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패널을 활용한 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7월 21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됐다.
먼저,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 정책과 경제 활성화 정책 중 현 시점에서 어떤 것이 더 필요한지 물었다. 그 결과 응답자 중 73.2%가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응답자 대부분이 국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심각’하다고 바라봤으며, 9.9%만 심각하지 않다고 답했다.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73.5%의 응답자가 ‘조금 걱정된다’고 답했으며, ‘상당히 두려워한다’(18.7%),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7.0%), ‘너무 두려워서 일상생활이 안 된다’(0.8%)가 그 뒤를 이었다.
개신교인 57%, 종교집회 자제 권고 ‘종교 자유 침해 아냐’
코로나19 대처 능력에 대한 현 정부 신뢰도에 대해서도 물었다. 대다수(73.7%)가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22.7%에 불과했다.
개신교인 응답자 57.2%가 정부와 지자체의 종교집회 자제 권고 조치를 ‘종교의 자유 침해로 여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은 권고 조치가 종교의 자유 침해로 ‘여겨진다’(그렇다)는 응답률은 교회 내 직분이 높을수록 높게 나타난다(중직자 49.9%, 서리집사/권찰 39.0%, 직분 없는 신자 29.9%)고 설명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은 “코로나19 대처에 있어서 개신교인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정확하게 정치적 태도와 연관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처 능력에 대해 현 정부를 신뢰하는 개신교인 전체의 비율(73.7%)을 주도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인 신자들(93.3%)이며, 신뢰하지 않는 개신교인 전체의 비율(22.7%)을 주도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인 신자들(38.7%)이라고 설명했다.
이 두 성향의 신자들 사이에서 정치적 중도 성향 신자들은 긍정과 부정 비율에 있어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 개신교인의 상당수가 코로나19 대처 능력에 대해 현 정부를 신뢰하는 가운데, 신뢰하지 않는 소수 개신교인을 구성하고 있는 상당수는 정치적 보수 성향의 신자들”이라고 추론했다.
이들은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 사이의 관계는 교회를 과(過)대표하고 있는 정치적 보수주의자들의 태도를 매개로 한다”면서 “자신들의 현 정부에 대한 정치적 불신을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맹목적 불신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천지발 코로나19 감염과 비교했을 때, 신천지는 은밀하고 폐쇄적인 신천지의 종교적 속성으로 비협조적이었지만, 전광훈 목사와 소수 개신교 지도자들은 정치적 속성을 통해서 코로나19 사태를 바라본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속성으로 움직이는 일부 개신교인들은 이를 밖으로 드러내려고 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현 정부의 무능과 부패의 결과여야만 한다는 극단적인 태도는 코로나19 사태 또한 그런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맹목적으로 정당화한다”고 짚었다.
또한, 이들의 행태가 개신교를 대표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이들이 교회나 일부 교회 연합체 내부에서 과한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개신교 신자들 대부분이 그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이 생각을 그들이 대변하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은 매년 한국 사회 이슈에 대한 개신교인들의 인식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