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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가활동’ 에서 ‘구조적 변화’ 수단으로 - <가톨릭기후행동>, 자전거타고 국회의사당까지 탄소저감 행동
  • 강재선
  • jseon@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0-11-02 16:24:41
  • 수정 2020-11-02 16: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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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재선



지구를 살리자. 우리는 살고 싶다.


플라스틱·비닐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 절약을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사용하지 않는 콘센트를 뽑고, 난방은 적정온도로 맞춘다. 오늘날 우리에게 무척 익숙해 보이는 것들로부터 시작하는 이런 실천은 눈앞에 닥친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행동이다. 


이렇게만 하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까? 어쩌면 이런 행동들은 그 자체로는 가치가 있으나 개인의 행동으로만 남기에 그 효과가 미미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개인들이 한데 모이면 고립되어 있던 개인들의 의식이 함께 구조적인 문제로 옮겨가게 된다.


30일 점심, <가톨릭기후행동> 액션팀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기후위기를 알리는 문구가 쓰여진 마스크와 조끼를 입고 한강을 따라 국회의사당 앞까지 자전거를 타고 캠페인을 실시했다. < 가톨릭프레스 >는 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며 동행했다.


개인의 실천에서 구조적 변화로


언뜻 이러한 행사는 서울 각지에서 실시되고 있는 가톨릭교회 단체들의 기후위기 시위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자전거’라는 탄소저감 수단을 이용해 구조적 변화를 모색했다.


이들은 단순히 탄소저감을 위해 ‘자전거를 타야한다’와 같은 도덕적 문제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려 하지 않았다. 개인적 체험을 통해 ‘왜 자전거를 타는가’를 이해한 이들은 이제 ‘어디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가’의 문제와 같은 도시공학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 한강공원을 벗어나자마자 자전거를 타기 쉽지 않아 보이는 길들이 펼쳐졌다 ⓒ 강재선


평신도·수도자·사제가 함께한 이번 자전거 캠페인은 자전거라는 이동수단이 탄소저감을 위한 필수적인 이동수단임에도 여가 활동 정도로만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현장 체험이었다. 


비교적 잘 정비된 한강공원의 자전거 도로를 따라 국회의사당에 도달했다. 한강공원 외의 자전거 도로는 어떤 경우에는 차도 옆에, 어떤 경우에는 인도 옆에 설치되어 있었다. 게다가 자전거 도로 자체가 좁게 그려져 있었다. 


결국, 자전거 도로가 탑승자와 보행자 모두에게 불편하고 위험을 초래하기 쉬운 형태로 설치되어 있어 도심에서는 자전거를 이동수단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현실이 여실히 느껴졌다. 


가톨릭 기후행동 액션팀 진일우 이냐시오 수녀는 전날 < 가톨릭프레스 >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탄소저감의 일환으로 자전거를 택했다고 설명하며 “차를 많이 타면 탈수록 도로가 막히니까 지자체나 정부에서는 도로를 더 만들 수 밖에 없다. 자전거를 타면 탈수록 자전거 도로를 만들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진 이냐시오 수녀는 “시민들이 필요로 하면 정부에서도 투자할 것”이기에 캠페인도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순한 여가 활동이 아니라 “생활 안에서 자전거를 이용한 탄소저감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냐시오 수녀는 이번 자전거 행동의 계기 중 하나가 서울시의 자전거 도로 모니터링 사업이었다며 “자전거 도로가 어느 정도 확충되어 있는지 점검하고 정비하는 활동 등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개인의 탄소저감 실천이 지자체 차원의 시민참여로 이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생태는 에너지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24일 ‘자전거안전지킴이단’을 출범하고 시민 주도의 자전거 도로 관리 사업을 지원해왔다. 특히 자전거안전지킴이단은 직접 자전거 도로를 모니터링하여 정책 제안을 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도로 보수 및 안전 설비 확충이 이루어진다.


자전거 도로와 관련해서 진 수녀는 첫 번째 액션팀에서 자전거 행동을 했던 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실제로 타보니 옆에 큰 차들이 많고, 자전거 도로가 있음에도 택시나 차들이 불법정차를 하고 있었다. 이럴 때 자전거가 인도로 가거나 자동차 도로를 침범하다보니 너무 위험했다”고 토로했다. 


진 수녀는 “생태는 에너지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거시적인 차원에서 “복음적인 가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석탄발전소, 원자력발전소 등의 축소·존폐 여부에 관해 입장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진 수녀는 “저도 어느 것이 맞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가운데서 어떤 것을 판단할 때는 복음적인 가치와 더불어 교황님께서 내리신 지침에 입각해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진 수녀는 이를 위해 사회교리 교육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념적 입장을 벗어나 “생태적으로 평화롭고 ‘정의로운 전환’을 이루는데에 따르는 어려움과 갈등을 복음과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함께 해결하고 그런 사회를 이끄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날 자전거 행동 참가자들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에너지 정책 전환하라', '그린뉴딜 다시 하라', '석탄 투자 철회하라', '탄소세 도입하라' 등의 문구를 외치고 활동 소감을 나눴다. 


한 남성 참가자는 평일에 자전거를 소지한 채 지하철을 탈 수 없어 안타까웠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자전거를 많이 타야한다고 얘기는 하지만 왔던 코스와 주변을 보면 자전거 타기 좋은 곳은 아니다. 환경이 잘 조성 되어야 액션도 더 많은 호응을 받을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남성 참가자는 배달 플랫폼을 통해 자전거로 배달 노동을 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현재로서는 자전거 도로와 차도가 제대로 분리되어 있지 않아 자전거를 주요 이동수단으로 삼기에는 위험한 점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오늘 캠페인을 하면서도 ‘자전거는 어디까지나 이동수단이 아닌 여가’로만 여겨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전거 탑승이) 더 활발해지려면 도로가 더 확충되고, 자전거 도로와 차도가 구분될 필요가 있겠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자전거 캠페인 중에는 6.25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이 서울로 진군하자 이를 막겠다며 한강 다리를 폭파시킨 일명 ‘한강 인도교 폭파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들을 기억하며 세워놓은 작은 추모비 앞에서 잠시 기도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가톨릭기후행동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태회칙 「찬미받으소서」에 따라 공동의 집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 발족된 국제단체로 한국 가톨릭기후행동은 2020년 1월 20일 공식 출범했다.


가톨릭기후행동 액션팀은 기후위기의 핵심인 탄소저감을 위한 실천계획을 제시하고 실천하며 이를 위한 여러 대안들을 제시해왔다.


액션팀은 이외에도 오는 11월 말 당진화력발전소를 찾아 지구 온도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되는 에너지 발전방식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행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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