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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추기경님!’ 소리에 집착하는 태도 버려야” - 프란치스코 교황, 신임 추기경 서임식서 ‘회심’강조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0-11-30 17:49:41
  • 수정 2020-12-01 19: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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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Vatican Media)


지난 28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제7차 추기경 회의(Consistory)에서 13명의 신임 추기경 서임식이 거행되었다. 


이번 서임식에는 코로나19 팬데믹 방역조치로 인해 13명의 추기경 중 브루나이 출신의 코르넬리우스 심(Cornelius Sim) 추기경과 필리핀 출신의 호세 푸에르테 아드빈쿨라(José Fuerte Advincula) 추기경이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추기경 서임식은 50여 명의 추기경단과 신임 추기경들과 함께 참석한 소수의 신자들만으로 제한적으로 치러졌으며, 서임식 이후 신임 추기경들과의 환담도 방역조치에 따라 생략되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께서 수난과 부활을 세 번째로 예고한 마르코 복음(10, 32-45)에서 제자들의 태도와 예수의 태도를 비교하며 가톨릭교회의 성직자로서 배격해야 할 자세를 강조했다. 이는 최근 가톨릭교회 추기경들이 벌인 여러 추문들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는 내용들 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자들이 예루살렘에 당도하면 벌어질 일들로 인해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을 예수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이들을 따로 불러 또 다시 “당신께 닥칠 일들을” 제자들에게 말하자,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께 다가와 “스승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저희를 하나는 스승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 주십시오”(v. 37)라고 말한 장면의 의미를 특히 강조했다.


이러한 야고보와 요한의 태도는 “자신도 깨닫지 못한 채로 자기를 드높이기 위해 예수를 ‘이용’하는 사람의 길”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는 언제나 그분의 길을 따르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발과 몸은 그분과 함께 있을지라도 우리 마음이 그분과 멀어져 길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여러분은 더이상 사람들과 가까이하는 목자가 아니라 자신을 그저 ‘추기경님’이라고만 느끼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는 순간, 여러분은 길을 벗어난 것이다.


교황은 “성직 생활에서의 온갖 부패를 생각해보라”면서 “이를테면 추기경 복장의 진홍색이 피의 색깔을 의미함에도 세속적인 사고에서는 이것이 높은 지위를 나타내는 색깔이 되기도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러한 사고방식을 비판하며 신임 추기경을 비롯한 모든 추기경들을 향해 “이렇게 되면 여러분은 더이상 사람들과 가까이 하는 목자가 아니라 자신을 그저 ‘추기경님’이라고만 느끼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느끼게 되는 순간, 여러분은 길을 벗어난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기가 아닌 모든 사람을 위해 일한 예수와 자기 자신만을 위해 일한 제자들의 “명백한 대비”를 강조하고 “마르코를 비롯해 마태오와 루카 복음에 이 일화가 들어있는 것은 이것이 구원의 복음, 모든 시대의 교회에 필요한 복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비록 열두 제자가 나쁜 모습을 보였음에도 이 일화가 성경에 들어간 것은 이것이 예수와 우리에 관한 진리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교황과 추기경들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진리의 복음에 자신을 비추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러한 자기 성찰이 “날카로운 검이 되어 우리를 베기에 고통스럽겠지만 동시에 이는 우리를 치유해주고 해방시켜주며, 우리를 회심하게 한다. 회심이란 바로 잘못된 길에서 하느님의 길로 가는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신임 추기경들을 향해 호소했다.


이날 서임식에서 신임 추기경들은 신앙고백과 교회에 대한 충성 서약을 했고, 마리오 그레치(Mario Grech) 추기경이 신임 추기경들을 대표하여 서약을 낭독했다.


서임식 이후 신임 추기경들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베네딕토 16세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베네딕토 16세는 이들에게 짧은 연설과 함께 이들을 강복했다.


이번 추기경 서임에 따라 추기경단 수는 229명이 되었다. 90개국의 가톨릭교회를 대표하는 229명 중 101명은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 투표권이 없는 추기경, 128명은 콘클라베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이다. 


콘클라베 투표권을 가진 128명 중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임한 추기경 수는 73명, 베네딕토 16세가 서임한 추기경 수는 39명, 요한 바오로 2세가 서임한 추기경 수는 16명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는 차기 교황 후보군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비전을 공유하는 인물들이 늘어났다고도 분석할 수 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의 변방’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꾸준히 추기경을 서임해왔다. 


올해는 르완다, 브루나이에서 처음으로 추기경을 서임했다. 이에 앞서 2019년에는 인도네시아, 쿠바, 콩고, 모로코, 과테말라에서 추기경을 서임했고, 2018년에는 페루, 마다가스카, 볼리비아 및 이라크 지역의 칼데아 가톨릭교회 성직자를 추기경으로 서임했다. 이는 유럽 중심의 추기경단에 변화를 불러와 128명의 추기경 중 유럽 출신은 41%에 그쳐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한편, < AP >에 따르면 추기경 서임식에 앞서 교황청은 성녀 마르타의 집에 추기경 지명자들을 열흘간 사전 격리하고 격리 시작 전후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했다. 이외에도 각 신임 추기경 별로 초대 인사는 10명으로 제한되었다. 이날 미사는 온라인을 통해 중계되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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